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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사드 쇼크’ 공연계, 희생양 되지 않도록 도와야

[기자의눈]‘사드 쇼크’ 공연계, 희생양 되지 않도록 도와야

기사승인 2017. 03. 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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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전혜원 문화스포츠부 차장
악재의 연속이다. 다름 아닌 ‘공연계’ 얘기다.

2014년 세월호 사건과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이어 지난해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에 이르기까지, 불똥이 엉뚱한 데로 튀어 공연계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다. 작년 오페라를 비롯한 클래식 공연계는 “이보다 더 힘든 때는 없었다”고 토로하며 존폐 위기를 논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거기다 작년 연말에는 ‘최순실 게이트’까지 닥쳤다. 관객들은 주말 공연 대신 ‘촛불집회’를 택했다. 정국이 얼어붙으니 예산마저 줄어들거나 지연돼 공연 자체가 다수 사라졌다.

그런데 이젠 사드(THAAD·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로 공연계에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 쇼크’까지 더해졌다.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진 격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뮤지컬계에 나타난 한한령은 순수예술에까지 번져 소프라노 조수미, 피아니스트 백건우,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 등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됐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는 중국 단체 관광객이 주된 관객이었던 논버벌 퍼포먼스다. 늘 중국 관광객들과 대형 버스로 북적였던 ‘난타’ 충정로극장은 내달부터 잠정적으로 문을 닫는다. 미술 논버벌 퍼포먼스 ‘오리지널 드로잉쇼’, 타악 퍼포먼스 ‘드럼캣’도 최근 공연을 중단했다.

이러한 가운데 공연계는 나름 자구책을 찾고 있다. 라이선스 공연이나 한중 합작으로의 노선 선회를 통해 중국 문을 두드리거나, 동남아 등으로 시장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이참에 공연 콘텐츠의 질을 높이자는 목소리가 크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저가의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아닌, 국내 관객과 개별 관광객이 스스로 발걸음 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공연들이 많아져야 할 것이다.

공연계 내부에서의 이러한 움직임과 뼈아픈 성찰 못지않게, 무엇보다도 이번 사태에는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또한 정국 안정과 기업의 도움도 절실하다. 덧붙여 기업 후원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김영란법의 보완책 마련도 시급하다.

요즘 같이 어려운 때일수록 공연예술의 힘은 더욱 커진다. 아픈 곳을 위로하고, 힘든 가운데도 그나마 웃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공연예술이다. 이러한 공연예술이 여러 악재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더욱 꽃필 수 있도록 힘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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