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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공세·비방 대선, 대한민국 이끌 리더십 안 보인다

정치공세·비방 대선, 대한민국 이끌 리더십 안 보인다

기사승인 2017. 03. 23.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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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ChoiTaeBum
최태범 정치부 기자
현직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기까지 7개월 동안 우리 국민들은 ‘촛불’과 ‘태극기’로 나뉘었고 정치권은 각자 진영에 따라 극심한 혼란과 분열 양상을 초래했다.

탄핵 정국은 끝났지만 곧바로 조기 대선 국면이 시작되면서 국론 분열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오는 5월 9일 19대 대선까지 40여 일이 남은 상황에서 대선 후보로 나온 인물들은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연일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최고지도자로서 가져야할 국가 비전이나 구상은 실종됐고 인신공격과 흑색선전의 진흙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이번 대선도 별로 기대할 게 없다’는 국민들의 볼멘 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탄핵에 따른 대통령 궐위 상태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역대 어떤 선거보다도 그 의미와 엄중함이 지대하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 후보들은 분열된 국민과 국가를 하나로 묶고 사회를 통합하고 치유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후보가 돼야 한다.

하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대선 정국은 정치 공세와 비방이 도를 넘고 있다. 각 당 마다 경선이 본격화되면서 네거티브 선거전의 구태가 재연되고 통합의 리더십은 자리 잡을 데가 없다.

같은 당 후보들 조차도 루비콘 강을 건넌 것처럼 상대방을 깎아 내리는 데만 집중하고 정작 자신이 왜 후보로 나왔고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고 있다.

‘당 경선이 곧 대선’이라고 할 정도로 사활을 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간의 공방은 이미 금도를 넘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서로 네거티브하지 말자고 말로만 했지 뒤돌아 서서는 연일 충돌하는 모습만 보여주면서 국민들에게 정치 혐오증과 정치 무관심만 키우고 있다.

상대방에 대한 비방은 상대방의 지지율을 깎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방은 결국 비방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자신에게도 부메랑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치를 후진적 상태에 머물게 하는 전체적인 국가 발전의 관점에서 매우 암적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특히 비방과 네거티브는 전염성이 강하다. ‘가짜 뉴스’로 퍼져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소음’이 된다.

네거티브의 악순환은 결국 우리가 또다시 탄핵과 같은 역사적 슬픔을 경험하게 되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모름지기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선 후보라면 정견·정책 대결을 통해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고품격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

특히 탄핵 국면 이후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는 내 편, 네 편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당장 눈앞의 지지율만 바라보면서 상대에 대한 비방을 일삼고 반대 측에 있는 사람들까지 끌어 안지 못한다면 당선돼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국정 운영은 극심한 혼란과 분열, 충돌로 난맥상에 빠질 것이 뻔하다.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는 자신의 비전과 철학, 능력, 국가에 대한 무한 책임감 속에 국민들의 당당한 선택을 받아야 한다.

우리 국민들도 ‘꼼수’나 네거티브로 점수를 얻어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후보들을 꼼꼼히 걸러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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