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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소송전 코레일-철도공단, 남보다 못한 ‘철도형제’

[기자의눈] 소송전 코레일-철도공단, 남보다 못한 ‘철도형제’

기사승인 2017. 04. 0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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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와 조율 대신 소송전은 낭비
해외진출 위해 서로 협업할 시기
황의중 기자의 눈
황 의 중 건설부동산부 기자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나왔지만 남보다 못한 사이. 어느 막장 드라마 속 형제들 이야기가 아니다. 국토교통부 산하 양대 철도 공기업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의 얘기다.

코레일과 철도공단은 2005년 철도청에서 운영부문과 건설부문이 분리돼 설립됐다. 철도청은 ‘철피아’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지만, 직원들 간의 돈돈한 유대는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선 장점이었다.

하지만 분가 후 상황은 달라졌다. 갈라진 지 10여년밖에 안 됐지만 두 기관은 시설물 운영과 기차 역사의 활용, 선로사용료 등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코레일과 철도공단은 지난해 이후 3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철도공단은 의정부민자역·오송역에서 코레일이 전대한 웨딩홀을 두고 소송 중이다. 상업시설을 무단으로 점유했다는 공단 측과 정당한 권리행사라는 코레일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철도공단이 코레일이 낸 선로사용료에 반환수수료 수입 부분이 빠져 있다며 114억원을 청구했다. 서로 타협점을 못찾고 시간만 끌다 법정 문을 또 두드린 것이다.

행정기관 간 소송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법원 판결로 미비했던 규정이 정립되고 서로의 영역도 명확히 구분될 수 있다. 그러나 집안에서 해결할 일을 링 위로 끌고 올라간다는 건 시간과 비용 모든 면에서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이미 두 기관의 갈등의 골은 한 뿌리에서 나온 조직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깊어지고 있다. 기관장 입에서 ‘소송 불사’가 나오고 상대방이 언론 플레이를 하는 건 아닌지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민간에서 라이벌 회사끼리 죽기 살기로 싸우는 모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국민은 국내에서 힘 겨루기에 몰두하는 철도 공기업을 원치 않는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치열한 해외 철도 수주전선에서 승리하는 ‘태극전사 군단’이다.

왜 이럴 때는 ‘철피아’의 의리가 안 보이나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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