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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제1야당 대표의 ‘책무’

[기자의눈] 제1야당 대표의 ‘책무’

기사승인 2017. 07. 1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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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임유진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여야 대표 청와대 오찬 회동에 결국 참석하지 않았다. 예고된 불참이었지만 ‘무책임하다’는 비판여론을 피하기 힘들어졌다. 협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여소야대의 다당제 정국에서 ‘제1야당’의 역할이 얼마나 막중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줬다는 비판도 나온다.

홍 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당시 민주당이 반대했던 것을 이유로 문 대통령의 회동 제안을 거절했다. 대신 수해로 피해를 입은 충북 청주를 현장을 찾은 문 대표는 “들러리를 서지 않으려고 청와대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속내를 밝혔다.

홍 대표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지난 대선 때 경쟁했던 문 대통령과의 앙금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홍 대표가 오찬에 참석해서 따질 것은 따졌어야 했다. 그것은 홍 대표가 개인 자격이 아닌 국회의원 107명의 제1야당 공당 대표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홍 대표는 24.03%의 득표로 2위를 했다. 비록 낙선했지만 홍 대표를 지지한 국민들을 대변하기 위해서라도 문 대통령과 만나 머리를 맞대야 했다. 물론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간 국정 현안에 대한 공감대보다 이견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따질 것이 있으면 따지는 것이 진정한 국정의 파트너로서의 역할이자 책무다.

홍 대표는 지금 그 누구보다 막중한 위치에 서 있는 제1야당의 대표다. 9년 만에 여당 자리를 내준 한국당에게는 지금 야성이 절박하다. 하지만 그에 앞서 국정의 파트너인 대통령과 여당, 야당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합리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국민들은 진정으로 보고 싶어한다. 제1야당의 지지자들은 당 대표가 청와대에 가서 당당하게 비판하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그 누구보다 기대했을 것이다.

홍 대표와 한국당은 야당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청와대와 여당을 견제해야 할 위치에 서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아예 ‘대화조차 거부하겠다’는 것은 국정운영의 한 책임을 담당하는 정당의 수장으로서 결코 옳지 않은 행태다. 더 나아가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쳐질 뿐이다. 이는 한국당이 여당 시절 야당과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한 비판의 주된 내용이기도 하다.

조기 대선으로 치러진 문재인정부가 출범 두 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내각은 다 꾸리지도 못했다. 추가경정 예산안과 정부조직법 등 새 정부의 기초 현안도 꽉 막혀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3당은 국정 운영에 있어서 야당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국정운영은 새 정부 만의 몫이 아닌 대통령과 정부, 여야가 진정한 파트너가 돼야 가능하다. 다당제와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이제 여당이나 야당 어느 한쪽의 힘으로만 국정을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국민은 대한민국호(號)의 순항을 위해 제1야당이 대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이제는 홍 대표가 화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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