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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총체적 난국 빠진 국민연금 人事

[기자의눈]총체적 난국 빠진 국민연금 人事

기사승인 2017. 07.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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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8조원.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4월 말 기준 운용자산이다. 천문학적인 단위라 체감이 잘 안 될 수도 있다. 578조원은 6월 말 기준으로 대한민국 국민 한사람 한사람에게 1117만원을 나눠줄 수 있을 정도로 큰 돈이다. 국민연금은 엄청난 규모의 운용자산 덕에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기관투자업계의 ‘큰손’으로 불린다. 본부 관계자들이 해외 유수의 운용사들을 만날라치면 거의 국빈급 대접을 받는 이유다.

국민이 피땀 흘려 적립한 돈이 최근 들어 위기에 빠졌다. 진앙은 엉망진창 인사(人事)다. 지난 17일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이 돌연 사직서를 제출했다. 강 본부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최고투자책임자(CIO)가 허공에 떴으니 주요한 운용 정책이 원활히 돌아갈 리 만무하다.

더욱이 강 전 본부장이 임용에 직접 간여했던 해외대체투자실장은 허위 경력 기재가 밝혀지며 임용이 취소되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자기 사람 심기’라는 안팎의 비판에도 능력 있는 인재임을 내세웠던 해명이 머쓱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덕분에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중인 해외대체투자실 수장은 5개월째 공석이다.

강 전 본부장 역시도 국정농단의 주범 중 한명인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고교·대학교 선후배 사이여서 임명 때부터 뒷말이 무성했다. 실제로 강 전 본부장은 임용 당시 평가에서 받은 낮은 점수가 두고두고 논란이 됐다.

인사 난맥상은 기금운용본부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는 공단 이사장 및 비상임이사로 구성된 추천위원회를 통해 공개모집토록 돼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공단 이사장 역시 이원희 기획이사의 직무대행 체제가 반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임자였던 문형표 전 이사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외압 혐의로 구속기소돼 있는 형편이다. 비상임이사 가운데 하나였던 이승철 전 전경련 상임부회장은 국정농단을 계기로 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공단 이사장 임명권자인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 역시 공석이다. 물론 새 정부가 들어서며 이제 막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이뤄졌지만, 장관-이사장-기금운용본부장으로 이어지는 책임자들이 모두 공석인 경우는 유례가 없는 장면이다. 578조원. 국민의 피땀이 위태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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