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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맥도날드의 뒤늦은 사과, 진정성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기자의눈] 맥도날드의 뒤늦은 사과, 진정성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기사승인 2017. 09. 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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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희 기자
생활과학부 정지희 기자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가 공식 사과문을 내놨다. 일명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논란이 발생한 지 2개월 여 만이다. 덜 익힌 패티가 햄버거병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제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맥도날드 ‘불고기버거’에서 식중독 유발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발견되고, 전주에서 맥도날드 불고기버거를 먹고 집단 장염에 걸렸다는 주장까지 나와 보건당국이 조사에 착수하자 부랴부랴 사과문과 안전대책을 발표한 것.

맥도날드 측은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고통을 겪는 고객과 가족을 성심껏 지원할 것을 약속하며, 향후 안전성 강화를 위해 전사적 차원에서 공급업체·외부전문가와 함께 구체적인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매장에 대한 제3의 외부기관 검사를 받고 매장 직원들을 위한 식품안전 핫라인을 개설하며, 제품을 만드는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하다. 당초 맥도날드는 덜 익힌 패티가 햄버거병의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매장에서는 일정한 시간과 온도를 정해 기계로 조리하기 때문에 덜 익힌 패티가 나올 수 없으며,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고 발뺌했다. 그러다 사태가 커지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에 나서는 등 불리한 상황에 처하자 태세를 전환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소비자가 과연 맥도날드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다.

비단 맥도날드의 문제만이 아니다. 유해물질 검출 등으로 인한 생리대 안전성 문제가 불거면서 가장 먼저 ‘릴리안’의 실명이 거론되자, 깨끗한나라 측은 “아무런 이상이 없고 식약처의 판매 허가를 받은 안전한 제품”이라고 해명하며 한국소비자원에 제품 안전성 조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부작용 논란이 확산되자 깨끗한나라는 결국 릴리안 생리대 환불 조치를 실시했으며, 이 과정에서도 구매가격의 절반에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해 소비자를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상대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소비자의 문제 제기에는 아랑곳하지 않다가 논란이 확산된 이후에야 뒤늦게 수습에 나서는 기업의 행태는 한 번 무너진 신뢰를 더욱 곤두박질치게 만드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되, 행여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즉각 성의 있게 대응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문제 해결 과정에서도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그나마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가 수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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