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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한국형 컨슈머리포트 ‘시행착오’ 넘어 안착

[기자의눈] 한국형 컨슈머리포트 ‘시행착오’ 넘어 안착

기사승인 2017. 11.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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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윤
강태윤 경제부 기자
한국형 컨슈머리포트인 ‘스마트컨슈머’가 5년여의 시행착오를 거쳐 소비자뿐 아니라 기업들의 가이드라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36년부터 미국 소비자협회가 발행하는 컨슈머리포트는 가전제품·자동차 등 특정 상품을 비교 평가해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2001년 미쓰비시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몬테로는 컨슈머리포트의 결함 지적 후 판매가 60% 감소했다.

기업도 이 같은 컨슈머리포트의 공신력을 인정하고 권고사항을 반영한다. 2010년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컨슈머리포트가 아이폰4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휴가를 중단하고 대책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는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12년 컨슈머리포트를 벤치마킹해 스마트컨슈머(비교공감) 서비스를 개시했다. 매년 16건 가량의 상품 시험결과·제품별특징·구매가이드 등을 제공 중이다. 블랙박스·전기자전거 등 은 조회수가 10만 이상일 정도로 소비자의 관심이 높다.

8일 소비자원은 LG·삼성·동부대우·대유위니아 등 김치냉장고 비교정보를 공개했다. 동부대우의 경우 제품에 김치용기 총 용량을 표시하지 않았으나 소비자원의 시험·평가 후 시정 계획을 밝혔다.

스마트컨슈머 발표 초기 업체들이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당시엔 평가 대상의 적격성, 평가 방식의 신뢰성 등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특히 1·2호 평가 상품이었던 등산화와 생명보험업체들의 반발은 극심했다.

하지만 최근엔 기업들이 스마트컨슈머를 상품 개선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9월 소비자원이 등산바지의 흡습·속건 표시 개선을 권고하자 코오롱·노스페이스·블랙야크 등 12개 업체 모두 수용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스마트컨슈머가 기업에 미치는 파급력을 알기 때문에 공정성 제고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며 “비교 상품과 항목을 선정하기 위해 소비자·업체·전문가 등의 의견을 이중 삼중으로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70년 역사의 미국 컨슈머리포트에 비하면 5년 남짓한 우리나라의 스마트컨슈머는 이제 막 걸음을 시작한 아이와 같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기업의 신뢰를 얻었다. 지난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5%가 소비자원의 비교정보를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컨슈머가 앞으로 더욱 발전해 한국판 ‘컨슈머리포트-스티브잡스’ 사례를 만들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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