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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만신창이 되는 군 조직…군 정치개입·불명예 악순환 끊자

[기자의눈] 만신창이 되는 군 조직…군 정치개입·불명예 악순환 끊자

기사승인 2017. 11. 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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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정치부 기자
“군 조직이 무차별적이고 불공정하게 다뤄지는 것은 우리 안보를 더욱 위태롭게 만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바레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정부의 적폐청산 문제를 지적하며 한 말이다.

지금 검찰은 군이 조직적으로 정치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함께 이를 지시한 윗선이 누구인지 밝히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국군 사이버사령부에 댓글 공작을 지시한 혐의로 11일 구속됐고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도 같은 이유로 구속됐다. 이제 검찰의 칼끝은 이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런 과정 속에 사기를 먹고 사는 조직인 우리 군이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은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항변일수도 있겠지만 지금 같은 안보 위기 상황에서는 분명히 귀담아 들어야 하는 말이기도 하다.

군의 정치개입 논란에 대한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은 중요하다. 여기에서 그치면 안 된다. 앞으로 군이 정치적으로 연류되는 일을 막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과업이다.

헌법 제5조 2항에는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고 명시돼 있다. 과거 정치군인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던 어두운 역사의 교훈이 반영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군은 군사훈련 외에도 안보·방첩·대테러를 위한 각종 정보업무와 여론 동향파악을 실시하며, 사실상 현실 정치와 맞닿아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자신의 출세를 위한 정치군인이 나타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예견됐던 일일지도 모른다.

특히 그동안 ‘참군인’으로 불렸던 김관진 전 장관의 구속은 더욱 안타깝다. 이를 바라보는 군 조직의 사기도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은 군의 정치개입이라는 어두운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검찰에서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한다.

대한민국의 군대는 국민의 군대다. 결코 권력자의 소유물이 아니다. 군 통수권자가 시키는 대로 따라야 하는 것이 군인의 숙명이지만 그것은 군인이 할 수 있는 역할 범위 내에서의 일이다. 정치개입은 군인의 역할이 절대 될 수 없다.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건 문재인정부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군인이 불명예스럽게 구속되는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 문재인정부의 강력한 국방개혁이 우리 군을 정의롭고 사기가 충만한 국민의 군대로 탈바꿈하는 시금석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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