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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벙어리 냉가슴 앓는 해수부

[기자의눈] 벙어리 냉가슴 앓는 해수부

기사승인 2017. 11.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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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윤
강태윤 경제부 기자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과 선체조사위원회 사이에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쪽은 사실상 수색 중단을 선언했지만 다른 쪽에서 추가 진행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16일 목포신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많은 갈등 속에 더 이상 수색은 무리한 요구이자 저희를 지지해주시는 국민을 더이상 아프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선체 수색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는 지금 비통하지만 이제 가족을 가슴에 묻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3년 넘게 뼈 한 조각이라도 찾겠다는 간절한 희망을 품어온 이들로선 힘든 결정이었다.

하지만 선조위는 미수습자 가족의 입장 표명과 상관 없이 해수부에 추가 수색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4월까지 선체를 똑바로 세워 내부를 확인하고 세월호 침몰 인근 해저도 조사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향후 계획 등을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다. 이철조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은 “선조위에서 해저 수색 요청 공문을 보내왔다”며 “긴밀히 협의하겠지만 결정은 해수부가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수부는 가족들의 일상복귀 지원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안상 해양한전체험관과 진도 국민해양안전관 건립 등 추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가 워낙 민감한 사안인 만큼 결론을 쉽게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그동안 현실적으로 수색이 어려워도 추가 수습 가능성이 희박해도 묵묵히 진행했다”며 “세월호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많은 이들이 있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접근할 수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세월호의 아픔이 발생한지 1300일이 넘은 이제는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한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진상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과거뿐 아니라 미래도 봐야한다는 의미로 생각된다.

세월호의 슬픔은 유족뿐 아니라 모두가 가슴으로 품는 한편 희망찬 나라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세월호를 교훈 삼아 안전한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것이야말로 정부와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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