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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평양 간 기업인들이 사업다운 사업 하려면

[기자의눈] 평양 간 기업인들이 사업다운 사업 하려면

기사승인 2018. 09.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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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여권
안소연 산업부 기자
방북단에 주요 기업인들이 포함된 것을 보고 떠오른 말은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속담이었다. 아무리 남북 정상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해도 경제가 좋아지지 않으면 어느 것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

삼성·SK·LG·포스코 등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의 대표가 평양에 가서 눈 여겨 볼 것은 사업의 가능성뿐이다. 방북기간중 북측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온 재계 관계자들을 주목할 것이다.

그러나 과연 방북일정을 마친 기업들이 곧바로 대북 관련 사업 계획을 줄줄이 내놓을지는 의문이다. 정치적 상황이 급변할 때 기업의 운명도 급변한 사례를 코앞에서 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내에서 남북경협 경험이 가장 많은 현대그룹이다.

현대그룹은 2008년 금강산 피격사건으로 금강산 관광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에도 개성공단 관련 사업 등은 진행했지만 지난 정권에서 대북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이마저도 중단됐다. 현대아산은 10년째 적자에 허덕였고 남북관계가 개선되길 기다리면서 명맥을 유지하는 데 힘쓸 뿐이었다. 임직원이 10분의 1 수준으로 수축된 것도 당연한 현상이었다.

아무리 사업의 특수성이 있다고 하지만, 경제와 정치를 분리하기 어려운 남북관계를 딛고 수익을 내야 하는 사업을 시작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나라조차도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잘 나가는 산업이 드물다. 리스크를 감내하기에는 체력이 부족하다.

물론 남북경협사업이 리스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북한은 기업에 기회의 땅이다. 국내보다 저렴한 노동력을 통해 생산성을 늘릴 수도 있고 육로 관련 사업은 성장 가능성이 더 높다. 포기하기엔 아쉬운 시장임이 분명하다.

정부도 알다시피 국민 입장에서도 통일을 내다봤을 때 북한의 경제 수준을 어느 정도 올려놔야 통일 이후에도 덜 혼란스럽다.

기업들이 대북사업을 활발히 진행할 수 있는 시기는 남북관계가 최고조로 좋아졌을 때가 아닌, ‘경제는 정치적 문제와 관계없이 돌아간다’는 정부의 메시지가 깔린 이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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