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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다시 뜨는 ‘펫보험’, 갈 길 먼 이유

[기자의눈] 다시 뜨는 ‘펫보험’, 갈 길 먼 이유

기사승인 2018. 10.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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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희
최근 손해보험업계가 ‘펫보험(반려동물보험)’ 시장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반려동물 보유 가구 대비 가입률이 저조해 잠재적 수요가 큰 데다 최근 보험개발원의 참조순보험요율 산출 완료를 기점으로 손보사들이 펫보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소비자도 보험사도 외면해온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여전히 동물병원 진료비와 동물 등록제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펫보험은 2007년 처음 나왔다. 2008년 반려동물 등록제 도입을 앞두고 있었기에 보험업계는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섰다. 그러나 실제 등록률 저조와 손해율 악화로 펫보험 시장은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중소형사는 상품을 출시했다가 접기까지 했다. 통상 애견보험의 손해율은 200% 내외로 알려졌다.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 지급과 사업비 지출에 200원 이상을 썼다는 뜻이다. 상품을 팔수록 손해라는 얘기다.

소비자들은 까다로운 가입조건과 제한적인 보장 때문에 가입을 꺼려왔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이 1000만마리에 달하고, 관련 시장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섰지만 지난해 기준 펫보험 가입률은 2600건·0.2%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 3월 이전까지만 해도 펫보험 상품을 판매·유지 중인 손보사는 삼성화재·현대해상·롯데손해보험 3개사 뿐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몇 년 만에 펫보험 시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8월 반려동물 진료비 분석 등을 기초로 한 참조순보험요율을 산출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가격을 책정할 때 참고할 제대로 된 요율이 없어서 보험사들이 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메리츠화재는 접었던 펫보험 상품을 다시 출시했다. 지난 15일 반려견의 실질적 의료비를 보장하는 장기 펫보험 ‘(무)펫퍼민트 Puppy&Dog보험’을 출시했다. 이는 3년 만의 재도전이다. 2013년 펫보험 상품을 선보였지만 가입이 미미해 2년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이어 KB손해보험은 ‘사회적협동조합 반려동물 보험’을 다음 달 1일 출시하고, DB손해보험도 관련 상품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보험업계가 펫보험 활성화에 나섰지만 속내는 편치 않다. 병원마다 상이한 진료비로 인한 정확한 보험요율 산출이 어렵고, 반려동물 등록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반려동물 가구 1000만 시대. 펫보험이 자리를 잡으려면 정부 차원의 종합적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보험사들 역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보장을 담은 펫보험 상품 개발에 나선다면 우리나라에서도 펫보험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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