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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귀향 거부 로힝야족…미얀마 정부, 신변 보장부터 내놓아야

[기자의눈] 귀향 거부 로힝야족…미얀마 정부, 신변 보장부터 내놓아야

기사승인 2018. 11. 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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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이민영 기자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국경을 넘은 로힝야족의 1차 귀환이 오는 15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15일부터 매일 150명씩, 2250여명을 먼저 송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정부는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지만 로힝야족의 입장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1차 송환 대상자에 포함된 수 십명의 로힝야족들은 ‘송환’을 피하기 위해 캠프를 이탈했다. 이들이 캠프에서 도망까지 쳐가며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얀마 정부는 ‘소수민족을 상대로 인종 청소를 자행했다’는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을 의식해 난민들의 송환에 나서면서도 구체적인 안전보장 대책 등은 내놓지 않고 있다. 난민 대부분은 신변 안전과 시민권 보장 없이 귀국할 경우 또 다시 극심한 박해에 시달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돌아가서 죽거나 강간을 당하느니 차라리 여기서 죽는 게 낫다”는 게 이들의 입장.

로힝야족 난민들은 송환에 앞서 미얀마 정부에 신변 안전 및 시민권 보장과 잔혹 행위에 대한 배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로힝야족 난민 모함마드 칼레크는 “안전 보장없이 강제 송환되면 미래가 없다”며 송환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로힝야 난민들은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피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었던 사람들이다. 이들이 강간·살인·방화 등 잔혹 행위로부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국경을 넘는 동안 2만5000명의 목숨이 희생됐다. 안전 보장 조치나 법 개정 없이 본국으로 돌아간다면 기다릴 미래는 명약관화하다. 다시 한 번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지로 이들을 몰아넣는 결과일 뿐이다.

국제앰네스티는 12일 “당신이 더는 희망과 용기, 그리고 인권보호를 상징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아웅산 수치 여사가 2009년 수상한 양심대사상 수상자 자격을 박탈한다고 밝혔다. ‘21세기판 인종 청소’로 현재까지 72만명의 난민을 양산한 로힝야족 사태가 더 큰 혼란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미얀마 정부의 안전보장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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