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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방글라데시 선거 결과가 아쉬운 이유

[기자의눈] 방글라데시 선거 결과가 아쉬운 이유

김지수 기자 | 기사승인 2019. 01.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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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달 30일 1억4000만명의 유권자가 총선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번 총선은 선거 전부터 방글라데시 민주주의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왔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선거 결과는 가야할 길이 여전히 멀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71)가 이끄는 여당 아와미연맹(AL)은 전체 300개 선거구 가운데 288곳에서 승리했다. 전체 의석 가운데 무려 96%를 차지한 것. 전문가들이 AL의 승리를 점쳤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정도의 압승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하시나 총리의 선거 승리 자체는 충분히 납득할 만한 구석이 있다. 지난 10년 간 방글라데시 경제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왔기 때문. 한때 최빈국의 대명사였던 방글라데시는 연간 8%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2024년에는 중진국 반열에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이뤄낸 업적에 자신이 없었던 것일까. 하시나 총리는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오랜 정적인 칼레다 지아 전 총리(73)는 부패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아 일찌감치 선거판에서 제거됐다. 국경없는 기자회(RSF)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정보통신기술(ICT) 법을 근거로 체포된 언론인만 25명. 그 밖에도 수 백명의 블로거와 SNS 이용자들이 처벌을 받았다. 언론 통제인 셈이다.

지난해 9월에는 ICT법의 독소 조항을 그대로 둔 채 처벌 규정을 강화한 ‘디지털안보법’을 통과시켜 국가의 지도자에 반대하는 선전을 퍼트린 경우 최대 징역 14년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RSF가 매년 집계하는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하시나 총리가 처음 집권한 2009년 121위에서 현재 148위까지 내려간 상태다.

압도적 지지율에 드리운 어둠의 그림자가 너무 깊다. 명분과 의리를 저버리면 죄인(名義罪人)이라고 했던가. 정치는 명분 싸움이다. 선거의 정당성을 내주고 권력을 움켜쥔 하시나 총리에게 96%의 지지율이 과연 힘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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