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자의눈] IS 격퇴 ‘일등공신’의 나라 없는 설움

[기자의눈] IS 격퇴 ‘일등공신’의 나라 없는 설움

최서윤 기자 | 기사승인 2019. 01. 30. 15:3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KakaoTalk_20190130_111903753
국제부 최서윤
공개 참수(斬首)·집단 학살·성노예·유적 파괴…. 이슬람 테러집단 이슬람 국가(IS)의 만행으로 전세계가 공포에 빠진 때가 있었다. 반인륜적 행위를 유튜브·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과없이 공개했다. 테러조직에 불과하던 IS는 2014년 1월 시리아 락까, 6월 이라크 모술을 장악하며 악명을 떨쳤다. ‘영토있는 테러리스트’가 되고 나선 주권국가 흉내를 냈다. 세금을 부과하고, 화폐도 발행하며 점점 세를 불려 나갔다.

극악무도한 IS 기세를 단박에 누른 건 세계 최대의 나라없는 민족 쿠르드족이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IS 소탕전에 참여했다. 단순히 힘만 보탠 게 아니다. 총탄이 오가는 전장에서 지상군 역할을 도맡아 전투 전면에 나섰다. IS 격퇴에 성공하면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으며 시리아 내에서 분리해 독립국가를 세울 수 있다고 기대한 것.

하지만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미국이 아무런 보상없이 이달부터 돌연 미군을 철수하기 시작한 것. 미군이 발을 빼자 터키가 칼을 빼 들었다. 터키는 자국에서 독립을 요구하는 쿠르드족과 시리아에 있는 쿠르드족을 한패로 보고 미군철수 후 공격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쿠르드족은 독립은커녕 외부 위협에 또 노출됐다.

독립은 강대국의 미끼였을까. 서구 열강은 필요에 따라 쿠르드족을 이용해 이익을 얻고, 판세가 자국에 불리하게 돌아가면 외면했다. 1920년대 영국 등 연합국, 1940년대 옛 소련, 1970년대 미국·이란, 1990년대 미국 등 배신은 이어졌다.

쿠르드족 인구는 약 3500만명에 달한다. 터키에만 1200만명이 산다. 시리아·이라크·이란 등지에 흩어져 있다. 유랑민족은 서럽다. 거주지 없이 험한 산악지역 등에서 빈곤하게 살거나 타국에서 여러모로 차별의 대상으로 낙인찍힌 채 살아간다.

쿠르드족이 ‘내 나라’를 꿈꾸는 것은 인간으로서 기본 생존권을 국제사회에 요청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설움 중 가장 큰 설움은 나라없는 설움이라고 한다. 이건 나라가 없어 강제징용·일본군 위안부·생체실험 등 일제 강점기 설움을 겪은 우리가 제일 잘 안다.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댓글
기사 의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