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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혐오와 조롱의 사회학

[기자의눈] 혐오와 조롱의 사회학

이석종 기자 | 기사승인 2019. 05. 2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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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이석종 기자
전역을 한 달여 앞두고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청해부대 28진 최종근 해군 하사를 조롱하는 게시물을 연이어 올린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워마드에는 최 하사가 순직한 다음 날인 25일 ‘볼 때마다 웃기다. 나만 볼 수 없다’며 최 하사를 조롱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는 고인을 비하하는 댓글이 여러개 달렸다. 이어 27일에는 ‘그러길래 조심했어야지. 죽은 해군도 잘한 거 없다’는 글이 게시됐다. 이 글에도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최 하사를 조롱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최종근 사진으로 백일장을 연다’는 게시물도 같은날 올라왔다. 이후 ‘종근이 백일장’이라며 고인과 음식을 합성한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같은 도를 넘는 표현에 많은 누리꾼들이 워마드를 비판하는 공분(公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군 당국도 법적조치를 포함해 할 수 있는 모든 강경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워마드 글 작성자와 그 동조자들을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국회에서도 군인 등 국가유공자들의 공헌을 조롱하거나 왜곡하면 가중 처벌하는 내용의 국가유공자지원법, 일명 최종근하사법을 발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워마드의 이번 일은 빙산의 일각이다. 요즘 한국사회에는 혐오와 조롱이 넘쳐난다. 남을 혐오하고 조롱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하는 기형적이고 반사회적 행태다. 온라인상에서 시작된 이 같은 현상은 오프라인 공간으로 넘어온지 오래다. 온라인상의 댓글부터 유명 논객들의 토론, 정치인들의 막말까지 조롱과 혐오가 넘쳐난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은 이런 언어들은 표현의 자유로 포장될 수 없다. 그저 폭력일 뿐이다.

이런 현상은 편협한 가치로 편가르기 하는 사회분위기가 원인일 수 있다. 한국사회는 지금 대화를 통한 합리적 의사소통을 하기보다는 서로 편을 갈라 극단적 대립을 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혐오나 조롱이 우리사회의 문화로 자리잡아가는 것에 대한 걱정이 적지 않다. 우리 스스로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혐오하고 조롱하면 대상만 상처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성에도 상처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간 존엄성마저 위협하는 비이성적인 행위는 이제 그만두고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성숙한 사회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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