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자의 눈] 김정은, 비핵화 협상 기회 걷어차선 안된다

[기자의 눈] 김정은, 비핵화 협상 기회 걷어차선 안된다

기사승인 2019. 06. 27. 18:3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clip20190627182558
조재형 정치부 기자.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의 변곡점인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G20을 계기로 한·중-미·중-한·미 연쇄 정상회담이 잇달아 열린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4개월 여 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 외교’를 통해 분위기가 반전된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최근까지 우리 정부와 미국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왔던 북한은 비핵화 협상 국면을 의식이라도 한 듯 대남·대미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북한은 26·27일 외무성 대변인과 미국담당 국장 명의로 잇따라 담화를 발표하고 미국에 비핵화 협상 카운터파트 교체와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했다.

북·미 정상 간 친서외교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으로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속에서 미국을 압박해 협상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대화 재개에 앞서 미국이 기존의 ‘빅딜안’이 아닌 북한의 ‘단계적·동시행동 원칙’ 해법에도 어느 정도 부합하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북한은 26일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실무 당국자들을 명백히 구분해 메시지를 내놨다. 대미 비난을 하면서도 친서 외교로 조성된 유화 무드를 깨지 않으려는 속내다.

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비핵화 협상은 북·미 간 문제라면서 “참견말라”고 했다. 전형적인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이다.

과거 북한은 정세가 불리한 국면에서 남북관계에 속도조절을 시도해왔고 통미봉남을 통해 우리 정부와의 대화를 배제하려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얻은 게 무엇인가? 결국 남한 패싱은 북한에도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 남북관계 영역이 넓어져야 우리의 대미(對美) 발언권이 커진다. 이는 북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어렵사리 조성되고 있는 비핵화 협상의 기회를 걷어차선 안 된다. 전문가들은 7~9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예상한다. G20과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후 비핵화 협상 재개 분위기가 사그라들기 전 남북, 북·미 회담 테이블에 꼭 나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언제 어디서든지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화 의지를 적극 발신하고 있다. 이젠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김 위원장이 ‘통 큰’ 호응을 내놔야 할 때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