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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제재 1년’에 발묶인 진에어… ‘복귀 1달’ 조현민에 따가운 시선

[기자의눈] ‘제재 1년’에 발묶인 진에어… ‘복귀 1달’ 조현민에 따가운 시선

기사승인 2019. 07.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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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누리 기자
진에어의 국토교통부 제재가 벌써 1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제재를 받아왔지만 여전히 해제 기미는 안 보이는 상황이다. 그 와중에 제재 원인의 중심에 서있던 조현민 전 부사장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그룹 경영에 복귀했다. 오너가의 잘못에 따른 벌은 직원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는 반면, 정작 당사자는 모기업의 새로운 경영 자리에 돌아온 것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8월 17일 조 전 부사장의 ‘물컵 갑질’ 논란 등을 이유로 진에어의 신규 항공기 도입·등록 제한, 신규 노선 및 부정기편 운항 허가 제한 등 제재를 공표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이 지난해 3월 회의실에서 대행사 직원을 향해 물컵을 던지는 등 갑질 논란으로 외국인 등기이사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진에어에 징벌적 제재 조치를 내린 것이다. 국내 항공법상 외국인은 국적항공사 등기임원 자리에 있을 수 없는데, 미국 국적인 조 전 부사장이 등기이사로 재직했던 게 갑질 논란으로 조명됐기 때문이다.

해당 조치로 진에어는 지난 2월 몽골·싱가포르 신규 운수권 배분에서 배제된 데 이어 5월 중국 노선 운수권 추가 배분도 받지 못했다. 지난해 말부터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이어져오던 차세대 항공기 신규 도입 경쟁에서도 손 놓고 있어야 했다. 국내 LCC 2위를 달리던 진에어가 열심히 뛰어가도 따라가기 힘든 LCC업계 경주에서 제자리걸음만 한 셈이다.

제재의 후폭풍은 고스란히 2000여명의 진에어 직원들과 투자자들이 받고 있다. ‘일정기간’으로 정확한 해제 시기가 명시되지 않은 채 제재가 이어지고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은 진에어 지분 60%를 들고 있는 1대 주주 한진칼의 전무로 복귀했다.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 때문에 벌은 애꿎게 직원들이 받고, 당사자는 억대연봉을 다시 받으며 경영에 손을 뻗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복귀 소식이 들려진 지난달 초 대한항공 노조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직원들이 피땀 흘린 노력은 또다시 경영복귀란 현실에 묻히게 됐다”며 규탄했다. 이어 진에어 노조도 “조현민 경영복귀를 즉각 철회하고, 총수일가는 진에어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국토부 제재도 책임지고 해소하라”고 주장했다. 이번 여름 김현미 국토부 장관 교체설도 나오는 만큼 제재가 더 길어지기 전에 조 전무를 비롯한 오너 일가는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제재 해소 노력에 뛰어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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