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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문화계, 친일 잔재 청산에 앞장 서야

[기자의눈]문화계, 친일 잔재 청산에 앞장 서야

기사승인 2019. 11. 1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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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전혜원 문화스포츠부 차장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 문화계는 이를 조명하는 각종 공연·전시들로 넘쳐났다. 독립운동과 애국열사, 일제강점기 시대를 조명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움직임은 활발했다.

유관순, 윤동주, 안중근 등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줄줄이 무대에 올랐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직후까지 격변기를 그린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한일 위안부 이야기를 다룬 창작오페라 ‘1945’, 항일 투쟁 관련 시들을 소재로 한 국립국악원의 ‘그날’ 등 장르별로 다양한 공연들이 관객을 찾아왔다. 아픈 역사의 기록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는 전시도 다채롭게 열렸다.

하지만 이러한 가운데 문화계가 아직까지도 친일 잔재를 털어내지 못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 아쉬움과 분노를 안겼다.

예술의전당은 ‘가곡의 밤’에서 친일 작곡가들 곡을 연주해 빈축을 샀다. 3.1운동과 임정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에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오른 김동진, 김성태, 조두남의 곡이 불린 것이다. 정부 산하 예술단체들이 누리집에 올린 지도에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사실도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작가의 친일 행적으로 논란이 된 충무공 이순신 표준영장에 대한 교체 의견도 국감에서 나왔다.

아직까지 우리는 친일행적이 문제가 되고 있는 작곡가 안익태의 ‘애국가’를 부르고,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운보 김기창이 그린 세종대왕 어진이 새겨진 지폐를 사용하고 있다. 친일 행적 시인인 미당 서정주의 시비를 세우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대한독립 만세’를 열렬히 외친 지 100년이 지났지만 친일 잔재들이 아직 곳곳에 남아 있다.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이는 해결해야 될 문제들이다.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친일 흔적을 지워나가는 데 문화계가 더욱 앞장서야 한다. 공연·전시를 통해 우리 아픈 역사를 돌아보는 작업도 올해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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