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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이스’ 김재욱 “모태구에 잔인했던 엔딩, 만족스러웠다”

[인터뷰] ‘보이스’ 김재욱 “모태구에 잔인했던 엔딩, 만족스러웠다”

기사승인 2017. 04. 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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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드라마 '보이스'에서 모태구를 연기한 배우 김재욱 인터뷰
'보이스' 김재욱 /사진=더좋은이엔티

 감정 없는 살인마, 사이코패스의 새 역사를 쓴 배우 김재욱은 '보이스'를 통해 다시 한 번 '섹시한 남자'임을 여실히 입증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대표작을 갈아치울 정도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김재욱이기에 가능한 연기이기도 했다.


지난달 12일 종영된 OCN 드라마 '보이스'(극본 마진원·연출 김홍선)는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담은 수사물이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내야 했던 강력계 형사 무진혁(장혁)과 112 신고센터 대원 강권주(이하나)가 범죄 해결률 전국 최저라는 성운지청 112 신고센터 골든타임팀에 근무하며 자신들의 가족을 죽인 연쇄 살인자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평균 시청률이 5%(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 기준·이하 동일)를 웃돌았고 마지막 회는 5.6%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긴 여정을 끝낸 김재욱은 "그동안 했던 작품과는 다른 느낌을 받고 있다. 끝났음에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 저로 다시 돌아가는 과정을 겪고 있는데 그동안의 작품과는 또 다른 기분"이라며 "시간과 함께 잘 흘려보내려 한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김재욱은 극중 상류층인 성운통운의 사장이자 사이코패스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살인마 모태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악역이자 극악무도한 살인을 저질렀음에도 그 역할을 입체적으로 소화해냈고 잘생긴 외모 덕에 남다른 인기를 끌기도했다. 


"능수능란한 연기 기술을 가지고 인물인 척 하는 부분도 분명 연기에요. 하지만 모태구는 기본적으로 표현을 절제하되 가진 분위기나 에너지는 잘 표현되어야 했죠. 평소 상류층의 대기업 오너로서의 모습과 살인 행위나 본성을 드러낼 때의 모습의 균형이 중요했죠. 과하지 않게 잘 만들어가면 시청자분들도 모태구라는 인물을 실감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악역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벽히 소화해낸 김재욱의 재발견이었다. 대부분 드라마의 악역은 강한 인상을 남기지만 그것이 호감으로까지 이어지긴 어려운 일이다. 김재욱은 극악무도한 연기를 펼쳤음에도 시청자들로부터 호평과 찬사를 받으며 작품을 이끌어왔다.



"성향, 감정 등이 극악에 치달은 인물은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와요. 호기심이 가는 인물, 탐구해보고 싶은 연기로 표현할 수 있는 작업이 즐거웠어요. 모태구는 소위 상류층이지만 정체나 광기가 드러나지 않는 캐릭터였어요. 이러한 캐릭터가 한국 드라마에선 많이 없었는데 OCN이라는 장르물에 최적화된 채널과 제작진이 만들어낸 성공의 캐릭터 같아요. 모태구는 악인이지만 굉장히 호평을 받아서 재밌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기분 좋은 덤이었죠."


하지만 그러한 모태구도 '보이스' 엔딩에서는 그대로 모든 것을 돌려받으며 권선징악의 끝을 맞았다. 정신병원에 갇힌 모태구는 또 다른 사이코패스들에 둘러싸여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충격적이었지만 '보이스'가 주고자 했던 메시지와도 맞닿은 장면이었다.


"신 자체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어요. 대본으로 봤을 때부터 못보던 그림이고 시청자분들이 굉장히 놀라실 것 같았죠. 딱 모태구다운 최후였어요. 기대를 갖고 마지막신 촬영에 임했고 제가 무언가를 한다기보단 완벽하게 당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당하는 자의 공포에 집중했어요. 모태구가 완벽히 몰락하는 걸 시청자들이 보셔야 속시원한 결말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신으로 남았죠."


여러 작품으로 꾸준히 대중들과 만나온 김재욱은 '보이스'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뚜렷한 존재감을 남겼다. 20대를 넘어 30대로 흘러온 배우로서의 시간 안에 김재욱의 마음가짐도 변화가 있었다.


"20대 때는 캐릭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에너지가 넘치던 때라 인물에 대한 탐구가 중요했죠. 하지만 30대 때는 캐릭터보단 작품 전체를 생각하게 됐어요. 예전 같으면 자신감이 없다거나 저와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로 판단되면 아예 배제를 했을 텐데 이제는 그런 캐릭터여도 제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다면 선택하게 돼요. 배우로서 많이 변화한 지점이죠."


마지막으로 김재욱은 앞으로도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꾸준히 작품으로 대중과 만날 생각이다. 또 어떤 작품이 대표작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서서히 지나온 시간만큼 김재욱도 배우로서 성장하고 있었다.


"초심을 계속 생각하게 돼요. 결정을 해야 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하고 결단을 내려야하는 순간이 오면 초심을 상기시키려 노력하고 있어요. 30대 때의 선택은 20대 때의 선택보다 훨씬 더 후회가 남지 않을, 떳떳한 선택이 됐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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