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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특별시민’ 곽도원 “최민식, 항상 떨림을 주는 선배”

[인터뷰] ‘특별시민’ 곽도원 “최민식, 항상 떨림을 주는 선배”

기사승인 2017. 05.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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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시민' 곽도원/사진=쇼박스
영화 '곡성' '변호인' '아수라' 등 충무로에서 자신만의 아우라로 존재감을 떨쳐온 배우 곽도원이 '특별시민'에서 변종구 캠프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 역을 맡아 최민식과 앙상블을 이뤘다.

곽도원은 최민식과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이후 두 번째 만남이지만 여전히 그 앞에서 떨린다. 그래서 더더욱 대배우와의 팽팽한 긴장감을 위해 노력했다.

"살면서 떨림을 몇 번이나 느끼겠나 싶은데 항상 떨림을 주는 선배예요. 배우는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도 닦듯이 사는데 의도하지 않아도 긴장을 주시는 분이죠. 캐릭터로 호흡을 해야 하는데 제가 떨고 있으니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를 되뇌이며 정신 차리려고 애썼죠."

곽도원이 맡은 심혁수는 변종구를 든든히 보좌하는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선거 공작의 일인자다. 철저한 계획과 공세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데 탁월한 실력의 베테랑 선거 전문가이며, '좋은 구두가 좋은 곳으로 데려준다'는 미신을 믿고 있다. 애지중지 하던 구두에 깔려 죽음에 이르는 그의 모습을 통해 권력욕에 대한 허무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저희가 노렸던 게 바로 그거예요. 자기가 미신처럼 믿고 있던 것들에 의해서 깔려죽음으로써 권력욕에 대한 허무함을 보여주는 거요. 검사 출신에 갖은 권모술수를 다 쓰는 브레인이지만 그런 사람의 죽음은 허무하고 깔끔하길 바랐죠."

최근 '변호인'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故 김영애의 작고는 곽도원에게 스스로 좋은 배우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의심하게 했다. 

"저는 아직 그 숭고한 경지까지 오르지 못한 것 같아요. 죽을 듯이 해야 하는 게 연기지 죽음과 맞바꿀 수 있는 게 연기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죽을 것 같이 열심히는 해요. 그러다 다시 의문이 들 때도 있어요. 죽을 것 같이 하는 매 순간이 예술처럼 아름답길 바래요. 저는 예술하는 사람은 아니예요. 상업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써 관객들이 귀한 시간 내서 며칠 전부터 예매하고 오는데 좋은 소리든 나쁜 소리든 보고 얘기해주는것에 감사하고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어요."

더불어 공인으로써의 배우 곽도원과 인간 곽병규(본명)에 대한 괴리감에서 오는 고민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어쩌다 보니 공인이 됐어요. 윤여정 선생님이 '내가 환갑을 처음 겪어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고, '응답하라1988' 성동일 선배가 덕선이 한테 '아빠가 아빠를 처음 해 봐서 잘 몰랐다. 미안하다'고 하는데 저도 공인이라는 걸 처음해보거든요. 한때는 '연기로 먹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는데 처음 겪는 일들에 부대끼고 도망가고 싶기도 하고 수면유도제를 먹어야 잠들 때도 있어요."

그런 면에서 뛰어난 직관을 지닌 심혁수가 부러워지는 순간도 있었단다. 

"시나리오를 읽다가 심혁수는 똑똑하고 현명해서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저 곽병규라는 사람은 왜 이런 감정을 낭비하지 않고 선택을 잘 못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끝으로 심혁수의 미신처럼, 곽도원에게 좋은 구두가 데려다줬으면 하는 좋은 곳은 어디일지 물었다.

"살면서 여러 가지가 있어요. 하나만 갖고 행복이라는 단어를 논하지 않아요. 일적인 부분에서는 좋은 시나리와 감독, 좋은 친구, 선배들과 작품 하는 곳이 좋은 곳이고, 인간 곽병규에게는 나에게 쉼터를 심어주는 곳, 제주도에 한라산 술이에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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