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군주’ 김소현 “아역배우 출신, 꼬리표 아닌 혜택이었죠.”

'군주' 김소현/사진=싸이더스HQ

 '군주'의 종영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소현은 극중 가은이의 모습처럼 애틋한 눈빛과 사랑스러움이 묻어났다. 여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끌어 나가야하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김소현은 '군주'라는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경험할 수 없었던 것들을 경험하며 배우로서 한층 더 성숙해졌다.

"사극이 어렵다는 걸 알았는데 진짜 어렵다는 걸 느꼈죠. 사극을 하면서 긴 호흡을 연결하는 것과 사극 발성이 부족하다는 걸 느껴 여러모로 많은 준비를 했어요. 이번 작품은 가은이를 처음 만났을 때 자유를 꿈꾸는 흔하지 않은 당찬 소녀이면서 총명한 느낌을 받아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신경을 더 많이 썼던 것 같아요."

가은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반부로 흐를수록 극 초반 당차고 총명했던 가은이의 모습을 많이 접할 수 없었다.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해야 하지만, 이선(유승호)과의 얽힌 관계로 인해 힘들고 혼란스러워하는 시간들을 보내는 모습들이 많이 비춰졌다. 시청자들은 가은이의 모습을 보며 응원을 하기도 했지만, 캐릭터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들도 흘러나왔다.

"20부작을 해 본것도 처음이고, 사극이라는 장르도 처음이다 보니 준비를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반부로 흐를수록 저 스스로도 버겁더라고요. 제가 그렇게 한 작품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의견을 공유했던 적은 없었죠. 제 캐릭터가 잘 나와야하기보다는 여러 사람들이 묶어 있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가 살아야 한다는 생각도 했어요. 의견도 많이 내고 생각도 많이 했는데 점점 갈수록 지치고, 눈물장면도 많고 힘들어서 연기하는게 무서운 느낌이 들었어요. 한 장면, 한 장면 촬영하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잘 마무리한 것 같아요."

성장통 같은 드라마였지만, 김소현은 또래 배우인 유승호·김명수와의 작업에 행복함을 느겼고, 서로 의지하며 멋지게 극을 마무리 했다. 

"힘든 것보다 보람을 더 많이 느꼈던 작품이었어요. 현장이 정말 즐거웠죠. 반 사전제작이라 초반에는 힘들었지만 현장이 정말 즐거웠어요. 방송이 다가오고, 시작하고 나닌 시청자들과 함께 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캐릭터에 대한 분위기와 대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죠. (김)명수오빠가 생각도 많았고 많이 물어보고 그래서 서로 의견을 주고받았어요. 서로 '이런 부분은 이렇게 해나가자'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런 과정을 통해 화면에도 좋은 장면들이 나왔던 것 같아요."

'군주' 김소현/사진=싸이더스HQ

특히 이번 작품에는 아역배우 시절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김소현과 유승호가 나란히 캐스팅 됐다는 소식에 화제를 모았다. MBC 드라마 '보고싶다' 이후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재회의 기쁨 보다는 함께 극을 풀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설렘이 더 컸다.

"제가 (유)승호오빠의 연기를 보고 그만큼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이 많았어요. 오빠는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승호오빠가 끌고 가는 흐름이 무겁고 힘든 스케줄이기도 했죠. 벅찰 것 같은 느낌이었고, 옆에서 보니 20부작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낯을 많이 가렸지만 촬영할수록 원래 알고 지내던 오빠처럼 편하고 좋았어요."

아역배우로 데뷔한 연기자들은 아역과 성인 연기자의 벽을 자연스럽게 넘기기가 힘들다. 하지만 김소현은 자연스럽게 아역배우의 모습을 벗었다. 한번 각인된 이미지를 깨기 힘들어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는 배우들도 있지만, 김소현은 오히려 "아역배우 출신"라는 꼬리표로 많은 혜택을 받은 것 같다며 긍정의 대답을 내놓았다.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은 부담감은 별로 없었어요. 어리고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주셔서 그런지 엄마 같은 마음으로 관대하게 바라봐주시는 것 같아요. 이제 성인이 되면 아역이 끝나니 냉정한 평가를 받게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욕심 보다는 갖고 있는 것에서 성인으로 가는 준비를 제대로 해놓고, 천천히 해나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섹시한 이미지를 보여드린다고 해서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조금해하지 않으려고 해요."

10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김소현. 새롭게 시작할 스무 살에 대한 기대도 크다. "스무 살 때에는 대학생 역할 해보고 싶어요. 장르 구분 없이 많은 작품을 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해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군주' 김소현/사진=싸이더스H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