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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밀의 숲’ 신혜선 “독한 복수와 처절한 죽음…임팩트 있게 끝나 좋았죠”

[인터뷰] ‘비밀의 숲’ 신혜선 “독한 복수와 처절한 죽음…임팩트 있게 끝나 좋았죠”

기사승인 2017. 08.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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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비밀의 숲'에서 영은수 역을 연기한 배우 신혜선 인터뷰
'비밀의 숲' 신혜선 /사진=tvN

 착하지도, 나쁘지도 않은 인물들이 대거 등장해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이는 드라마 '비밀의 숲'이 가진 힘이기도 했다. 어떤 인물도 완벽한 선(善)·악(惡)으로 나눌 수 없었다. 신혜선이 연기한 영은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30일 종영된 tvN 드라마 '비밀의 숲'(극본 이수연, 연출 안길호)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 황시목(조승우)이 정의롭고 따뜻한 형사 한여진(배두나)과 함께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내부 비밀 추적극이다. 


그 흔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도 하나 없었고, 이수연 작가는 '비밀의 숲'이 입봉작이었다. 최고의 배우 조승우와 배두나의 만남으로 큰 관심을 받아왔던 '비밀의 숲'은 작은 배역 하나까지 연기파 배우들이 연기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마지막 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6.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신혜선이 가진 이미지는 언뜻 '비밀의 숲' 영은수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선 한 없이 착했고 '아이가 다섯'에선 순한 인물이었다. 대체로 밝거나 착한 역할을 해왔던 신혜선이기에 그가 연기하는 영은수는 좀 더 특별해질 수밖에 없었다. 영은수는 아버지 영일재(이호재)의 복수를 위해 검사들의 세계에 뛰어들었고 어떤 상황, 어떤 인물에게도 굴하지 않으며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뒤도 보지 않고 달렸다. 그래서 영은수에겐 '영은수'와 '또라이'의 합성어인 '영또'라는 별명이 한편으로는 앞만 보고 달리는 모습에 '불나방'이라는 별명도 지어졌다.


"'비밀의 숲'에선 모든 캐릭터들이 자기만의 목표가 있지만 은수는 좀 더 특별한 느낌이 들어요. 일상생활에서는 만나기 힘든 캐릭터잖아요(웃음).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들 모두 애착이 가지만 은수는 더 특별히 애착이 가요. 실제로 저와 또래인 은수는 한창 좋을 나이에, 자신을 위한 것도 아닌 아버지를 위한 복수를 위해 달려요. 그러다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데 심지어 잔인하게 죽었어요. 지금까지 연기했던 인물이 죽은 적은 없어서 그런지 은수에게 더욱 애착이 가요."


영은수는 그렇게 앞만 보며 달리다가 살해를 당했다. 검찰들의 스폰서였던 박무성(엄효섭)을 죽인 윤세원(이규형)이 범인은 아니었다. 죽던 그 순간에도 영은수는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사건을 해결하던 중이었다. 아무도 영은수의 죽음을 예상 못했기에 시청자들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은수가 끝까지 살아서 갔어도 좋았겠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굉장히 임팩트 있는 죽음이어서 좋은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거기다 굉장히 잔인하게 살해를 당했어요. 죽는 장면을 준비하는데 주변까지 모두 숙연해질 정도였죠. 저를 처연하게 바라보는 스태프분들도 많았는데 다들 영은수라는 인물에게 이입이 된 것 같았어요. 진짜 죽은 것도 아닌데 저도 느낌이 이상하더라고요. 은수가 너무 불쌍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사실 처음부터 영은수라는 인물이 쉽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영은수는 황시목이 감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아무 말이나 거침없이 내뱉기도 했고, 서동재(이준혁)에게 확실한 대답을 받아내기 위해 목숨을 내놓기도 했다. 서동재에게 목을 졸리던 그 순간에도 "진짜 아니죠"라고 물었다. 국내 드라마에선 처음으로 선보인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독특했다.


"처음에는 은수가 어려웠어요. 방송을 통해 보이는 은수는  '또라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열망이 크게 보였나봐요. 대본을 읽었을 때 그 정도까지 큰 줄 몰랐거든요(웃음). 그래서 작가님께 상담을 했는데 작가님이 '네 주변에 아버지를 해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며칠간 지내봐라'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생각하니 확 와닿았고 가슴 안에 엄청난 감정이 쌓이면서 소용돌이 치더라고요. 그런데 안에서 너무 감정이 꽉 차 있다 보니까 겉으로는 냉정해 보이기도 했어요. 사실 1·2회 때도 저는 은수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냥 의욕 넘치는 햇병아리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욕을 더 먹더라도 좀 더 1·2회 때 더 답답하게 행동할 걸 했어요(웃음)."


신혜선은 자신 혼자 완성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함께 했던 선배 배우들이 있었기에 영은수를 연기할 수 있었다며 동료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방송을 보니까 조승우 선배님이 연기한 황시목은 더욱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현장에서는 디테일한 표정을 볼 수 없었는데 방송을 보니까 그냥 조승우가 아닌 황시목이 있더라고요. 조승우 선배님은 제 연기를 받아주는 게 아니라 정말 대화하는 것처럼 함께 호흡했다는 기분이 들어요. 또 유재명 선배님이나 이준혁 선배님, 또 다른 많은 배우들 역시 모두 그러셨어요. 현장에서 굉장히 좋은 기를 받아서 배우로서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이수연 작가의 필력, 영화 같은 안길호 PD의 연출력도 굉장히 인상 깊었다. 


"방송 초반에 황시목이 박무성의 살해 당시를 재연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게 CG가 아니라 진짜로 조명을 낮추고 높이면서 밤과 낮을 표현한 거예요. 모두 수작업이었어요. 감독님은 굉장히 배우들을 편하게 만들어주고 장난도 치면서 화기애애하게 분위기를 만들어주시는 분이었죠. 이수연 작가님은 처음 대본을 볼 때부터 소름이 돋을 만큼 멋있게 쓰여서 저를 놀라게 했어요. 특히 엔딩마다 굉장히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엔딩 장인'이라는 별명이 생겼더라고요."


신혜선은 오는 9월 방송될 KBS2 새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배우로 데뷔한 뒤 첫 주인공인 만큼 걱정도 기대도 컸다. 


"'황금빛 내 인생'에선 캔디 역할을 맡았어요. 은수랑은 너무 다른 역할이죠(웃음). 주인공을 맡아서 좋기도 하지만 제가 맡은 역할에 애착이 생겨야 힘내서 연기를 할 수 있는데 애착이 굉장히 생기더라고요. 거기다 소현경 작가님의 굉장한 팬이라서 출연하게 된 게 굉장히 기뻐요.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신혜선 /사진=YNK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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