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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르곤’ 천우희 “안방 데뷔, 작품 운 좋았죠”

[인터뷰] ‘아르곤’ 천우희 “안방 데뷔, 작품 운 좋았죠”

기사승인 2017. 10. 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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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아르곤'에서 이연화 역을 연기한 배우 천우희 인터뷰
천우희 /사진=나무엑터스

 최근 많은 이들의 관심을 얻고 있는 것은 '가짜 뉴스'다. 정치권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넘쳐나는 '가짜 뉴스'에 많은 이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아르곤'의 등장은 강렬했다. 가짜 뉴스 사이에서 '진짜'를 쫓는 이들을, 배우 김주혁과 천우희가 필두가 돼 완성했다. 


지난달 종영된 tvN 드라마 '아르곤'(극본 전영신 주원규 신하은, 연출 이윤정)은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오직 팩트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열정적인 언론인들의 치열한 삶을 그려낸 드라마다. 마지막 회는 2.8%(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 기준)이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8부작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이야기를 풀어내야 했지만, 장르물 특성상 빠른 전개가 이어져 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진실을 전하는 탐사보도팀 아르곤은 팀장 김백진(김주혁)부터 계약직 기자 이연화(천우희)까지 한 곳을 바라보고 행동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울림을 줬다.


이미 충무로에선 연기력을 입증 받은 천우희는 '아르곤'으로 첫 드라마 주연을 맡게 됐다. 장르물에 역할은 계약직 기자. 이연화라는 인물에겐 드라마에서 흔한 러브 라인이나 신데렐라 스토리가 있지 않았다. 그러나 천우희는 자연스럽게 이연화 역으로 브라운관에 스며들었다.


"첫 드라마로 '아르곤'을 만난 게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즐겁고 행복한 현장이었어요. 8부작을 마치고 나니 너무 아쉬웠어요. 이제 막 배우들이 친해지고 편해졌는데 끝나니까 아쉽더라고요. 다들 '12부 정도는 됐으면 어땠을까' 하고 많이들 얘기했죠."


극중 이연화는 HBC 계약직 기자로 퇴사를 몇 달 남기지 않은 채 아르곤 팀의 막내로 합류한다. 무너질 법도 한 현실인데, 이연화는 더욱 단단해졌다. 계약직이라 무시를 당하고 선배가 무섭게 혼을 내도 더욱 치열하게 현장으로 향하는 인물이었다. 이러한 이연화는 많은 청춘들이 지내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주기도 했다.


"저는 배우이지만 기자라는 역할을 해보니 다를 바가 없는 점도 있었어요. 다들 꿈을 이루기까지가 굉장히 어렵잖아요. 기자 분들이 보시기에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기자라는 직업이 그렇게 어렵게 다가오진 않았어요. 연화를 어떻게 연기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상황에 놓여있으면 자연스럽게 감정이 느껴지더라고요. 연화의 처지가 불쌍한 적도 있었죠. 하지만 다수가 이러한 순간을 겪을 테고, 그럼 얼마나 힘들까 하는 현실을 생각하게 됐어요."



어떻게 보면 이연화라는 인물은 드라마에서 존재하는 전형적인 인물일 수 있었다. 정의를 지키고자 열의만 앞세우는, 거기다 팀의 막내였기 때문이다.


"저는 연화 캐릭터에 대한 걱정보다는 대본이 굉장히 담백해서 좋았어요. 무리한 설정도 없고 극적으로 억지스럽게 이루어지는 장면이 없었죠. 백진(김주혁) 같은 경우에도 굉장히 영웅적이진 않잖아요. 이연화 역시 '나의 일일 수 있고, 나일 수도 있다'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줬던 인물인 것 같아요. 시청자들이 흔히 연화를 보고 '짠내난다'고 표현했는데, 그 속에서 극복하려는 마음과 힘들지만 살아야지 하는 마음들이 현실을 표현한 것 같아요."


특히 이연화는 '기자'였기 때문에 배우로서 처음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실제 기자 분을 만나기도 하고 책도 읽으며 정보를 수집했어요. 회사에 입사한 이야기를 들으면 '생활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할 일이 너무나 많잖아요(웃음). 그것들을 다 겪어야만 정식 기자 활동을 하고 글을 쓰는데, 굉장히 존경스러웠어요. 누구나 '내 직업이 고달프다'라고 이야기 하지만 기자라는 직업도 '정말 쉽지 않구나'라고 느꼈죠. 팩트를 전하는 것 외에도 데스크와의 전쟁·소신을 굽히지 않는 것·또 경영진과의 대립 등 여러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천우희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대중적인 장르보단 사회적인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 유독 많았다. 영화 '써니'에선 본드에 중독된 학생으로, '한공주'에선 성폭행 사건의 주인공을, '카트'에선 취직난으로 인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마트에서 일하는 청춘을 연기했다.


"사회적인 문제를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매달리는 편은 아니에요. 일반적인 관심은 있지만 앞장서거나 나서진 않죠. 그럼에도 보여줬으면 하는 이야기, 잊지 말아야 하는 이야기에 대해선 주목하고 있고 저도 모르게 끌려서 선택을 하게 되는 게 있어요. 그렇게 하기 위해선 저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많이 알아야 한다고 봐요. 제 스스로 어떠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라고 하기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배우니까 작품으로 표현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충무로에선 진작 인정을 받은 배우이면서 이번 '아르곤'으로 브라운관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천우희. 어떤 이가 보면 천우희의 행보가 느리게 보일 수 있겠지만 천우희는 스스로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명이 길고 힘든 시간이 많았기에 어떤 분들은 제가 너무 천천히 가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요. 그러나 저는 정박으로 딱 알맞게 잘 온 것 같아요. 물론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지쳐 쓰러질 만큼 힘들다고 생각 안 했어요. 드라마에 대한 우려도 많았지만 저는 다 도전해보고 싶고 아직도 해보고 싶은 역할도 많아요. 어느 순간에는 '왜 난 힘든 작품만 할까'라는 생각도 했는데 이젠 하나하나 다 넘기고 있다고 생각해요. 무리해서 나아가고 싶진 않아요. 할 수 있는 선에서 나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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