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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손예진 “현실적인 연애 짠하고 아팠죠”

[인터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손예진 “현실적인 연애 짠하고 아팠죠”

기사승인 2018. 05. 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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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예쁜 누나'에서 윤진아 역을 연기한 배우 손예진 인터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손예진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현실적인만큼 시청자들의 가슴 깊이 남았다. 지난 19일 종영된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 이하 예쁜 누나)는 연인과의 사랑, 가족과의 관계, 직장 생활을 리얼하게 보여주며 '하이퍼 리얼리즘(Hyper-realism)', 즉 극사실주의를 그렸다는 평을 받았다. 


'예쁜 누나'는 '그냥 아는 사이'로 지내던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서 그려가게 될 '진짜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거장인 안판석 PD의 작품이자 손예진이 오랜만에 드라마로 컴백한 작품으로 큰 관심을 받았고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가진 채 인기리에 종영했다.


손예진이 극중 연기한 윤진아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남에게 상처주기 싫어 마음을 숨기고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당해도 침묵하던 그녀는 친구 서경선(장소연)의 동생 서준희(정해인)와 사랑에 빠지며 조금씩 자신을 되찾고 성장해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진아의 선택이 답답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윤진아는 혹독한 현실을 그려내기에 적합한 캐릭터이기도 했다.


"'예쁜 누나'는 16부까지 모두 보고 출연을 결정한 작품이에요. 결말도 바뀐 게 없죠. 보여주고자 하는 이야기를 끝까지 보여준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끝났으면 좋았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이야기만 할 수는 없다고도 생각해요. 누구나 사랑이 끝나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잖아요. 진아와 준희도 결국 다른 선택을 하게 돼 아픔을 느낀 게 굉장히 현실적이었어요. 진아 캐릭터도 변한 게 없어요. 대부분의 드라마는 인물이 어떤 아픔을 겪으면 빠르게 성장하잖아요. 시청자들은 그것을 보고 싶어 하고. 하지만 전 진아가 아직도 성장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마 결말 이후 더 단단해지지 않았을까 해요."


윤진아는 서준희와의 멜로로 사랑을 받기도 했지만 커피회사에 근무하며 일어나는 직장 내 성추행, 부당한 처사 등을 겪기도 했다. 단순히 남자주인공에게 사랑받는 여자캐릭터가 아니라 현실에서 여성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도 잘 그려나갔다.


"회사와 개인이 싸움을 하면 실제 몇 년이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팩트가 존재해도 그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피해자는 무너진다고 하더라고요. 그것이 굉장히 슬펐어요. 진아도 그 시간을 버틴 거죠. 결국 사표를 내고 회사를 그만두지만, 그것이 굉장히 현실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그려진 것 같아요."



서준희와의 연애도 순탄치 않았다. 오랫동안 가족처럼 지내온 사이지만 부모님 없는 준희를 진아의 어머니 김미연(길해연)이 심하게 반대하기도 했다. 그녀는 서른 중반이 넘은 진아에게 결혼을 독촉하고 바람이 난 남자친구에게도 조건이 좋단 이유로 다시 만나라 설득한다.


"저도 실제로 미연이 하는 이야기처럼 많은 이야기를 들었죠(웃음). 주위에서도 그런 일이 많아요. 엄마이지만 자식들에게 고통을 주는 순간이 있어요. 아마 부모의 입장이 있기 때문이고 자식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부모이기 때문에 그랬을 것 같아요. 굉장히 있음직한 이야기였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준희를 사랑한 건, 유일하게 자신을 온전히 사랑해준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손예진은 여기에 정해인이 연기한 서준희라는 역할이 굉장히 멋있었다며 호흡이 좋았다고 밝혔다.


"진아는 늘 사랑을 주는 입장이거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어요. 준희는 진아가 원하는 방식으로,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사랑해주죠. 그런 사람이 세상에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억지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맞아가는 거요. 스스로 자신감이 많지 않은 진아에게 사랑 받는 존재가 된다는 건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아준 것이었죠. 해인 씨는 이렇게까지 잘할 줄 몰랐어요. 제가 그리던 준희의 느낌과 이미지가 굉장히 잘 맞은 배우였어요. 호흡도 좋았어요. 현장에서 연기가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빨리 받아들이더라고요. 그 지점이 놀라웠어요."


손예진이 그간 해온 작품을 보면 여성 캐릭터가 주체적이거나 중요하게 존재하는 경우가 많았다. 손예진은 안 해본 캐릭터가 있는 작품이 끌리지만 그 안에 캐릭터가 주고자 하는 의미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작품을 선택할 때 시나리오 안에서 캐릭터가 주고자 하는 의미가 어디까지인지, 주도적인지, 혹은 수동적이라면 그 안에서 표현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요. 개봉을 앞둔 영화 '협상'도 여성 경찰관으로 나오는데 사실 그런 장르에서 여성 역할이 별로 없잖아요. 그런 작품을 만났을 때 잘해내야 하고,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다뤄보지 않고 표현해보지 않은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 다르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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