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국(1916~2002)은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 화단에서 추상과 전위를 표방한 젊은 화가들에게 가장 존경 받는 존재로 떠올랐다.
4·19 혁명의 여파로 문화계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봇물처럼 흘러나왔을 때, 유영국은 ‘60년현대미술가연합’ 대표를 맡으며, ‘현대’ 미술 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이 시기 그의 작품은 매우 힘차고 자신감에 넘친다. 거대한 산수를 마주 대하는 듯한 큰 화면에는 조감도적인 시점으로 내려다 본 온갖 계절의 생동감 넘치는 자연이 펼쳐진다. 유영국의 작품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마치 깊은 숲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는 작은 화실에서 장엄한 자연과 마주하며 그것이 발산하는 에너지의 정수를 화폭에 옮겨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