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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화가 박수근 100여점 한자리에”...경주서 특별전

“국민화가 박수근 100여점 한자리에”...경주서 특별전

기사승인 2017. 04. 2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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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에 온 국민화가 박수근 특별전' 내달 2일 개막
여인과 소녀들,22x25.5cm,Oil on hardboard,1962
박수근의 ‘여인과 소녀들’.
향토적이고 소박하며 가장 한국적인 작가로 평가받는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의 작품 100여점이 한 자리에 모이는 드문 기회가 마련된다.

가나문화재단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신라에 온 국민화가 박수근 특별전’이 내달 2일부터 8월 31일까지 장장 122일간 경주솔거미술관에서 열린다.

박수근의 유화, 드로잉, 판화 탁본, 옵셋 판화 등 100여 점이 공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박수근이 직접 찍은 탁본 20~30점이 나와 눈길을 끈다.

박수근은 생전 신라문화에 관심이 많아 자주 경주를 왕래했다. 특히 경주 남산의 자연풍경에 심취돼 화강암 속 마애불과 석탑에서 본인만의 작품기법을 연구했다.

신라토기와 석물조각들을 탁본하고, 프로타주 기법을 사용해 화강암 질감을 구사해 입체감을 부조시킨 방법이 그만의 예술적 모태가 됐다.

박수근의 유화 작품 중 표면에 나타나는 거칠고 까끌한 질감 표현은 판화, 드로잉, 탁본 등 대부분의 장르에서 나타난다. 이러한 독특한 질감 형성을 위한 숙련 과정이 경주에서 이뤄졌으며, 작가가 남긴 탁본과 프로타주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실제 그는 경주에서 손수 찍은 탁본을 미국인 애호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윤범모 전시총감독은 “박수근 예술의 모태가 신라의 석조문화”라며 “무채색과 직선에 가까운 선묘는 마애불의 인상과 흡사하다”고 24일 기자들과 만나 말했다.

이어 윤 감독은 “박수근이 생전에 “화강암 질감을 화면에 재현해낼 수 있을까”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재현해낸 거친 질감은 마애불 즉 석조문화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번 특별전이 보기 드문 전시라고 강조했다.

윤 감독은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의 소장품을 관외로 대출한 게 처음이고, 영남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박수근 전시가 열리는 것도 처음이다”며 “박수근의 작품들은 고가라 대여가 너무 어렵다”고 했다.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난 박수근은 진학이 어려울 정도로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불구하고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6.25전쟁 시기에 월남한 그는 전후 복구기에 어려운 생활을 꾸려가면서도 주옥같은 작품을 그렸다.

궁핍함은 그의 일상이었고 말년에 눈이 멀어도 병원비조차 제대로 조달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이룩한 회화 세계는 서민들의 소박한 삶을 가장 잘 표현한 한국적인 화가로 평가 받는다.


금강역사,27x20cm,Oil on paper 1954
박수근의 ‘금강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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