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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원유 못산다… 유화업계 ‘원유 도입선 어디로 바꾸나’ 고민

이란산 원유 못산다… 유화업계 ‘원유 도입선 어디로 바꾸나’ 고민

기사승인 2019. 04.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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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8개국에 대한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예외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국내 유화업계가 원유 도입선 다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업계는 수개월 전부터 예고된 이슈여서 당장의 생산 차질은 없지만 원료값 상승에 대한 손실은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입장이다.

22일 유화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제재로 이란산 원유 및 컨덴세이트(초경질유) 수입을 약 4개월간 중단했던 국내 기업들은 지난 1월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195만8000배럴로, 한달만인 2월엔 844만배럴로 크게 늘려왔다. 이는 수입이 중단된 동안 사들이지 못한 물량을 한 번에 들여오고, 향후 언제 수입길이 막힐지 모르는 상황에서 값싼 원유를 단기간에 많이 사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미국이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복원한다는 방침에 따라 같은 해 9월부터 12월까지 국내 기업은 이란산 수입을 중단했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일본 등 8개국에 한해 6개월간 제재를 유예했고 국내 기업들은 올 들어 다시 수입량을 빠르게 늘려왔다.

이란산 컨덴세이트 가격은 다른 지역 컨덴세이트와 비교해 배럴당 많게는 6달러, 적게는 2~3달러가량 저렴하다. 이란산 컨덴세이트는 질도 좋다. 더욱이 이란은 무역제재 조치가 완화된 이후 점유율 만회를 위해 전략적으로 가격을 낮춰왔다. 2016년 대이란제재 해제 이후 점유율이 확대돼 2017년 기준 국내 도입량의 약 54%가 이란에서 수입됐다.

기업들은 미국이 정책을 정했다면, 수입선을 바꾸는 방법 외엔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기업 중엔 한화토탈이 가장 많은 양의 이란산 컨덴세이트를 수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토탈은 구매 파트에선 카타르·미국뿐 아니라 호주·아프리카까지 원료 다변화를 위해 다양한 산지를 알아보고 있고, 연구소나 현지 공장에선 품질에 문제는 없는 지 체크 중이다. 회사 측은 “지속돼 온 이슈다 보니 생산 차질 걱정은 없지만, 이란산 원유가 저렴했기 때문에 원료 구입비는 예전보다 더 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SK인천석유화학도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도입을 중단하고 지난 1월 도입을 재개했다. 수입을 중단했던 기간엔 카자흐스탄·러시아·카타르로부터 수입을 충당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쿼터 안에서 매월 100만 배럴씩 수입량을 늘려 이달엔 400만 배럴을 수입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이미 9월부터 넉달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 바 있어 카타르·호주·노르웨이 등 다변화가 최선의 방법”이라며 “값싼 이란산 대신 비싼 원유를 수입하게 되면 원가 경쟁력 차원에서 타격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산 원유에 대한 글로벌 공급 중단은 장기적으로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이는 정유·화학사들의 실적 압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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