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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儒商] 백규의 ‘성공경영 DNA’ 계승

[한국의 儒商] 백규의 ‘성공경영 DNA’ 계승

기사승인 2016. 02. 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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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버릴 때 사들이고 남이 사들일 때 내다 판다"
시세변화 낙관으로 부 축적
유학이념ㆍ상인의 자질 강조


누구나 돈이 있으면 상인은 될 수 있으나 사업에 성공하여 오랫동안 상인으로 지속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상인이 되기 위해서 신규로 사업자 등록을 한 사람은 90여만 명이지만 그해 폐업한 사람은 80여만 명에 이른다. 그리고 5년 이상 그 사업을 지속한 사람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면 어떤 자질을 가진 사람이 상인이 되어야 사업에 성공하고, 그 사업을 오랫동안 지속시킬 수 있을까?

공자는 “지·인·용 세 가지를 천하의 사람이 마땅히 행(行)해야 할 덕이고, 그것을 행하는 것은 하나이다(知仁用三者, 天下之達德也, 所以行之者一也)”라고 했다. 《『중용』「성론」》라고 했다. 그 하나를 주자는 성(誠) 즉 성실이라고 말하고 있다. 2100여 년 전 중국 한나라 시대의 사마천은 “무릇 아껴 쓰고 부지런함은 사업의 정도이다. 부자는 반드시 독특한 방법으로 부를 이룬다”라고 했다. 《『사기』「화식열전」》라고 했다. 이는 상인은 사람이 다 같이 추구하는 성실하다는 것 하나만으로는 사업에 성공할 수 없고, 다른 사람과 차별화할 수 있는 그만의 독특함이 있어야 사업에서 부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마천의 「화식열전」에는 주나라 때 상인 백규(白圭)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한서를 쓴 반고는 그를 상인의 원조라고 했다. 백규는 시세 변화를 살피기를 즐겨했는데 ‘세상 사람들이 버리고 돌아보지 않을 때 사들이고, 세상 사람들이 사들일 때 파는’ 방법으로 큰 부자가 되었다. 그는 거친 음식을 달게 먹고 욕심을 억제하며, 검소한 의복을 입고 일을 시키는 노복과 고락을 함께 했다. 때를 쫓을 때는 마치 맹수·맹금이 먹이를 낚아챌 때와 같이 날쌔고 사나웠다. 그는 “임기응변의 지혜(智)가 부족하고, 결단할 수 있는 용기(勇)도 부족하며, 주고받는 어짊(仁)도 없고, 지킬 바를 끝까지 지킬 수 있는 강함(彊)이 없다면, 비록 나의 상술을 배우고자 해도 필경 나는 그것을 전수하지 않는다”라고 하고 있다. 즉 상인이 되려면 지혜와 용기와 어짊과 강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백규는 상인의 기본적인 자질을 『중용』에서 천하 사람이 마땅히 행하여야 할 덕인 ‘지혜·용기·어짊’에 ‘강함’을 더하고 있다. 상인으로 성공하려면 성실함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자기만의 특별함이 있어야하고 강함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명말·청초의 유학자인 오위업은 “지혜·용기·어짊·강함은 유학자의 자질이다. 유학을 재산 증식에 응용하여, 사람을 택하고, 때에 맡기며, 근본을 강화하고, 응용에 힘쓴다는 것은 학문에 깊이가 있는 자가 아니면 해낼 수 없다”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공무원, 교원 및 기업체 직원 등이 되기 위해 어려운 자질검증시험이 필요하다. 반면에 상인은 특별한 자질이 없어도 돈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엄청난 숫자의 신규사업자가 나타나는 것은 그 반증이다. 어쩌면 조선시대 상인을 천시하던 관습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이 사업을 시작하지만 실패를 하고 있다. 유상의 자질을 갖추지 않은 사람이 사업을 시작하면, 성공하기도 어렵지만 일시적으로 성공했더라도 지속하기는 더욱 어렵다.

상인이 사업에 실패하면 본인과 가족이 곤궁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종업원은 실직하며, 거래처·채권자는 재산상의 손실을 입고, 국가도 실업자에 대한 지원, 취업 알선 등의 부담을 진다. 상인의 사업 실패는 다른 직업에서의 실패보다 더 큰 사회문제를 야기한다. 반대로 사업 성공이 주는 직간접적 선순환은 널리 미친다.

국내 한 유명대학 총장이 미국 스탠퍼드대 총장을 만났는데 그 대학 총장은 고시에 합격한 졸업생 숫자를 자랑했지만 미국 스탠퍼드대 총장은 창업을 해 성공한 졸업생들을 언급했다고 하는 일화가 있다. 오늘날 우리는 관료의 시대가 아니고, 상인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지혜롭고, 용기 있고, 강인함이 있으며 도덕성까지 갖춘 유능한 상인이 많은 나라는 흥하고, 그렇지 않은 나라는 쇠퇴한다. 그래서 우리 교육도 유상의 자질인 ‘지혜·용기·어짊·강함’을 가르쳐 세계적 상인을 길러내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글=이제홍 태성회계법인 회장



이제홍 태성회계법인 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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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3월 6일생(본관 : 경주, 경북안동인) 
△학력 
1965년 안동농림고등학교 졸업 / 2010년 안동대학교 사학과 석사과정 졸업(문학석사:중국사)
/ 2014년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박사과정 수료(중국사전공)
△경력 
1969년 공인회계사시험합격(공인회계사) / 1971년 제10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 1989년 대통령비서실 사정비서관 / 1991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장 / 1996년 국세청 부산지방국세청장 / 2005년 한영회계법인(Ernest & Young) 회장 / 2012년~태성회계법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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