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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儒商] 쓰라린 첫 실패로 ‘타이밍경영학’ 절감

[한국의 儒商] 쓰라린 첫 실패로 ‘타이밍경영학’ 절감

기사승인 2016. 04. 1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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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 7
정미업서 부동산 사업 확장 중
중일전쟁 여파로 큰 타격 입어
국내외 정세 통찰력 연마 강조
호암 글로벌 성공전략의 요체
이병철_삼성_중일전쟁_타이밍
이병철 회장은 “사업은 시기와 정세를 맞추어야 한다. 이것부터 우선 인식하고 나서 사업을 운영하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업에서 타이밍(Timing)을 중시한 경영자이었다. 공자는 군자는 중용을 지키고, 소인은 중용에 반한다. 군자의 중용이란 군자답게 시의(時宜)에 맞게 함이요, 소인의 중용이란 소인처럼 거리낌 없이 함이다(君子中庸, 小人反中庸. 君子之中庸也 君子而時中, 小人之中庸也, 小人而無忌憚也『中庸』)“라고 했다. 군자는 군자답게 시의에 맞게 시중(時中)을 하지만 소인은 스스로 삼가지 않고 무슨 일이나 거리낌 없이 욕심대로 행동하기 때문에 시의에 맞지 못한다는 것이다. 공자는 또 중(中)을 알맞게 한다는 것의 어려움을 ”지혜 있는 자는 지나치고, 어리석은 자는 미치지 못한다(知者過之, 愚者不及也『中庸』)“고 했다.

사마천(司馬遷)은 ”(부자들은) 모두 사물의 이치를 추측하여 거취를 하고, 때와 함께 대응하여 이익을 얻고, 상업으로 부를 얻었다(盡椎埋去就,與時俯仰,獲其?利, 以末致財『사기』「화식열전」)“라고 했다. 그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공자의 말과 같이 타이밍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그는 ”한 푼도 가진 게 없는 사람은 힘을 써서 살길을 도모하고, 약간의 재물이 있는 사람은 지혜를 겨루어 부를 구하고, 이미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은 시(時)를 다투어 이(利)를 좇는다(無財作力, 少有鬪智, 旣饒爭時『사기』「화식열전」)“라고 했다. 여기에서도 사마천은 때[時]를 강조하고 있다.

이병철 회장은 사업에서 타이밍(Timing)이 가장 중요하다고는 것을 인식하고 기업을 경영함으로써 삼성그룹을 창업하고 오늘날의 글로벌기업으로 우뚝 서게 했다. 그는 사업 초창기 실패를 맞본 적이 있다. 그때 그는 처음으로 사업의 타이밍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그는 곡물거래를 겸한 정비업과 운수업이 궤도에 올랐을 때 토지를 사 모아 부동산 사업을 했다. 정미와 미곡거래를 통해 지가의 변동에 관심을 가졌고, 토지 투자가 많은 이윤을 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서전에서 토지 투자의 이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시의 토지가격은 평당 25전, 한 두락은 200평이다. 논 200평 한 두락의 쌀 생산량은 대두 26두인데, 소작료는 생산량의 반인 13두를 제하더라도 13두의 소득이 있었다. 당시 13두의 쌀값은 15원이었으므로 관리비 1원, 지세 1원, 기타 잡비 1원을 제한 실수입은 12원이 된다. 지가 50원의 논 한 두락에서 연 7푼 3리(7.3%)의 은행이자 3원 65전을 공제해도, 투자액의 16%인 8원 35전의 연간 순이익을 얻는 셈이 된다.

그는 처음으로 김해평야에 있는 일본인 소유 농장을 평당 25원에 40만평을 구입하고 대금 10만원은 식산은행에서 그 토지를 담보로 11만원을 융자받아 지급했다. 그는 식산은행에서 융자를 받아 많은 토지를 구입했다. 그래서 1년이 지나자 그는 연수 1만 지기, 200만 평의 대지주가 되었다. 그리고 부산·대구의 주택용지까지 토지의 투자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1937년 7월 중국의 노구교사건이 일어나 중일전쟁이 확대됨으로 인하여 어느 날 식산은행에서 일체의 대출이 중단되었다. 토지시세는 폭락하고 대출은 중단되어 일대혼란이 일어났다. 모든 것을 정리하기로 결심하고 시가보다 싸게 전답을 방매하고, 정미소와 운수회사도 남에게 넘겨주고 모든 부채를 청산했다. 그 때 그의 수중에는 전답 10만 평과 현금 2만 원이 남았다. 공동출자자와 청산한 후 모든 것이 출발 시점으로 되돌아왔다.

이병철 회장은 당시 사업 실패를 거울삼아 사업을 할 때에는 시기와 정세를 맞추기 위해서는 국내외 정세의 변동을 정확하게 통찰하고자 했다. 또한 무모한 과욕을 버리고 자기 능력과 그 한계를 냉철하게 판단하고, 요행을 바라는 투기는 절대로 피하며, 직관력의 연마를 중시하는 한편 제2, 제3의 대비책을 미리 강구해서 대세가 기울어 이미 실패라고 판단이 서면 깨끗이 미련을 버리고 차선의 길을 택하고자 노력했다. 이것이 그의 기업 경영의 요체다. 오늘날 전 세계가 불확실한 경영 환경 아래 놓이게 됐다. 그럴수록 우리는 이병철회장의 타이밍 경영학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글=이제홍 태성회계법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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