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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文 방중 수행 박병석 의원 “中 핵심 3인방 관계개선 의지 확고”

[인터뷰]文 방중 수행 박병석 의원 “中 핵심 3인방 관계개선 의지 확고”

기사승인 2017. 12. 1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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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관계 정상화 발판 마련' 가장 큰 성과
국빈방문 이후 현지 분위기 180도 달라져
'사드 비판' 언론 태도도 긍정적으로 변화
박병석 의원_2 (1)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중을 공식 수행한 정치권의 대표적인 중국통인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아시아투데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중 관계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성과를 강조했다. / 사진=박병석 의원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16일 중국 국빈 방문을 통해 한·중 관계 정상화와 경제 교류 확대 합의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세 번째 한·중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 이전보다 강경한 발언이 나오지 않아 일단 ‘사드 갈등 봉합’은 어느 정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방중을 공식 수행한 정치권의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통하는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17일 단독인터뷰를 통해 이번 방중 성과를 생생하게 알아봤다. 국회 한·중 의원외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 의원은 지난 10월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 한국 대표단장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첫 방중 성과를 평가한다면?

“크게 보면 두 정상 간 신뢰회복을 통해 두 나라 관계 정상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이전과 이후의 중국 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의 보도태도도 180도 바뀌었다. 중국에서도 문 대통령이 만난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권력서열 1~3위 지도자들이 한국과의 관계 정상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이번 방중 이후 중국의 (사드 갈등) 보복 조치가 대부분 풀리는 계기가 됐다. 리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말한 것처럼 (중단됐던) 경제·교역 관계가 정상화됐다는 게 중요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중 정부 부처 간 7개 분야 양해각서(MOU) 체결식은 한·중 관계 개선을 공식화한 것으로 봐도 된다.

제가 이번 순방 기간 중 문 대통령과 함께 중국 내 권력서열 3위인 장 위원장(국회의장격)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장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으로 문 대통령의 방중 목적(한·중 관계 회복)이 달성됐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단순히 관계 회복에 그친 게 아니라 앞으로 더 전진하고 발전해 나가기로 했다’고 답한 부분이 있다. 저는 두 분이 주고받은 이 말씀이 이번 순방 성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대목이라 생각한다.”

-당초 국내에서 우려했던 사드 문제도 어느 정도 ‘봉합’된 것으로 보이는데?

“한·중과 한·미 관계를 ‘제로섬’으로 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다. 어느 한 쪽과 가까워지면 다른 쪽과의 우호관계가 깨지는 것처럼 보는 시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남북대치 상황에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동맹도 굳건히 해야 하고 중국과의 실질 협력관계를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북핵문제 해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국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나라다. 미국도 북한 관련 문제를 중국을 통해 접근하는데 당사자인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에 소홀히 하면 어떻게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이번 순방에서 중요하지만 많은 언론들이 눈여겨 보지 않는 부분은 (지난 14일) 두 정상 내외가 공식 환영식부터 확대·소규모 정상회담, 국빈 만찬과 문화공연이 끝날 때까지 5시간 넘게 같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심지어 바둑에 관한 대화도 오갔다(이날 시 주석은 만찬 시작 전 문 대통령에게 옥으로 만든 바둑판과 바둑알을 선물했다). 이렇게 두 정상이 개인적인 대화까지 주고받으며 우호관계를 넓혔다는 것은 언제든 전화·서신 등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핫라인’ 설치 합의와 함께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 결과를 한·중 관계 개선 공식화라고 보는 평가도 있는데?

“물론이다. 리 총리와의 회담은 사드로 중단된 한·중 교류·관계가 전면 회복됐음을 공인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경제·관광(인적) 교류에 치중됐던 지금까지의 한·중 관계를 넘어 정치·안보·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전방위적인 교류에 나서기로 한 점이다. 이 같은 합의는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장 위원장과의 면담에서도 나왔다.

참고로 문 대통령이 장 위원장과 만나 ‘국회 부의장을 지내고 한·중 의원 외교협의회장인 박병석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위원단을 내년 1월 중국에 보내려고 하는데 신경 써달라’고 요청했는데, 장 위원장이 즉각 실무진에게 (한국 측과)스케줄 협의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우선 당장 이게 한·중 간 교류 범위가 정치 쪽으로도 확산된 것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대목이다.”

-문 대통령이 순방 마지막날 충칭을 방문한 의미는?

“문재인정부의 정통성 찾기, 역사 바로세우기, 신북방·신남방정책과 일대일로 연계,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 지원 강화 등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현 정부의 정통성을 어디에서 찾을 것이냐 하는 점이다. 우리 헌법에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구절이 있었음에도 대한민국 정부의 출발 시점에 대해 그동안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다. 문 대통령이 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이번에 (마지막 임시정부 청사가 있는 충칭을 찾아) 분명히 했다.

또 충칭에서 항일 독립운동에 나섰던 우리 선열의 정신이 깃들은 유적지 복원 노력을 기울인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광복군 창설지(총사령부 건물)가 1940년 충칭에 세워졌는데 2015년 (신도시)재개발 사업 때문에 헐렸다. 우리가 외교적으로 실책을 저지른 거다. 임시정부의 정통성과 함께 이를 기리는 정신적 근거를 찾은 것이다. 역대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지만 이러한 의미가 있는 충칭을 찾은 건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국회 내 대표적 중국통으로서 한·중 정당 간 교류 확대 등 앞으로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문 대통령이 교민행사 때 저를 소개할 때 ‘(중국)특사’라고 불렀다. 아무래도 (국내 정치인 중에서는) 중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지인이 가장 많고, 지금 국회 한·중 의원외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으니까 그런 것 같다. 한·중 두 나라가 올해 새로운 지도부를 출범시킨 만큼 지금보다 더 많고 다양한 인사를 만나 중국과의 소통채널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중국 공산당 및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우리 국회 사이 인맥 구축 과제도 있다.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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