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입니다”, “여기는 청와대입니다”…남북 정상 핫라인 시험 통화 완료

오후 3시41분부터 4분 19초간 시험 통화
청와대 여민1관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이 20일 청와대에 설치돼 송인배 청와대1부속실장이 북한 국무위 담당자와 시험통화하고 있다. 이날 시험통화는 오후 3시 41분부터 4분 19초간 이뤄졌다./ 사진 = 연합뉴스

“평양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청와대입니다.”

분단 70여년 만에 처음으로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 사이에 핫라인이 설치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전 첫 통화를 위해 마련된 핫라인은 20일 오후 시험 통화를 완료하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 우리 측 핫라인 전화기는 청와대 여민1관 3층의 문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설치됐다. 또 문 대통령이 어디서든 김 위원장과 통화를 할 수 있도록 관저와 청와대 본관에도 관련 시설이 마련됐다.

청와대에서는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이, 북쪽에서는 국무위원회 담당자가 시험 통화를 맡았다. 시험통화는 오후 3시 41분부터 4분 19초간 진행됐다.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통화 후 브리핑에서 “전화 연결은 매끄러웠고, 전화 상태 매우 좋았다”며 “마치 옆집에서 전화하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윤 실장은 또 “시험 통화는 4분 19초간 상호 통화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우리 측에서 먼저 북으로 전화를 걸어 1차 시험, 잠시 전화를 끊은 뒤 국무위에서 청와대로 다시 전화를 거는 2차 시험이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시험 통화 첫 마디는 청와대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은 북한 국무위 관계자의 “평양입니다” 였다. 이후 송 비서관이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청와대입니다. 잘 들립니까. 정상간 직통 전화 연결을 위해 전화했습니다. 저는 청와대 송인배 제1부속관입니다”라고 했다. 북은 이에 “송인배 선생이십니까. 반갑습니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송 비서관이 “그렇습니다. 잘 들리십니까?” 라고 묻자 북에서는 “잘 들립니다. 반갑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송 비서관은 “서울은 오늘 날씨가 아주 좋습니다. 북측은 어떻습니까?” 라고 평양 날씨를 물었고, 북은 “여기도 좋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송 비서관이 “열심히 노력해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북이 “그러면 이것으로 시범 통화를 마치겠습니다”라는 대화를 끝으로 첫 통화가 종료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직통 전화 설치는 매우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상들이 언제든 전화하면 연결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통화 날짜는 남북의 추가 협의를 거쳐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