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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깊이보기] “한미 정상회담, 북미 균열 완화했다”…의미와 과제는

[뉴스깊이보기] “한미 정상회담, 북미 균열 완화했다”…의미와 과제는

기사승인 2018. 05. 2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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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보장 등 북한 입장 더욱 배려, 북한의 선택 이끌어내는데 기여"
"북미 정상회담 일정에 얽매이지 말아야…한미, 확고한 CVID 공조 중요"
의견 나누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안 난기류에 휩싸였던 한반도 대화모드가 22일(미국 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안정 기류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전체적인 흐름과 방향성을 다시 점검하는 차원에서 의미가 컸다. 북한에는 ‘비핵화-체제보장’에 대한 한·미의 정돈된 메시지를 발신함으로써 북·미 정상회담의 유인책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우리 정부는 북·미 양측에서 제기되던 ‘북·미 정상회담 회의론’을 불식시키며 북·미간 불신을 완화했다. 정부는 25일 이후로 예상되는 남북대화 재개와 맞물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개최를 위한 중재 역할에 더욱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23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한·미 정상회담은 북·미 사이가 흔들리는 수위를 낮췄다”며 “두 정상은 체제보장 등 북한의 입장을 더 배려하면서 북한의 선택을 이끌어 내는데 일정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나는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며 북한이 비핵화 보상으로 바라는 체제안전 보장을 직접 언급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일괄타결’ 방식에서 ‘단계적 비핵화’로 한걸음 물러나는 유연한 입장도 내비쳤다.

문 센터장은 “북·미간 정상회담에 의구심이 생기던 차였는데 ‘그런 의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면서 한·미 정상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개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문 센터장은 “상징성 측면에서도 한·미의 확고한 공조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국제정치학)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북한이 문제제기한 부분들을 다뤘다”며 “완전한 비핵화 전이라도 보상을 할 수 있다는 동시적인 개념이 담겼는데 그런 부분에서 진전이 됐다. 체제보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말한 부분도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조건에 맞지 않는다면 북·미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고 앞서 북한도 정상회담의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어 결국 세기의 핵 담판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회담을 무산시킨다는 것이 아니라 시간표에 매여 북한 페이스대로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깊이 몰두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행사를 위한 남측 취재진의 방북을 허용한 것, 문 대통령이 ‘25일 이후 남북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남북대화가 재개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은 앞으로 풀려갈 남북, 북·미 관계를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남측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맞추기 위해 너무 북한의 눈치를 본다거나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 보상으로 ‘시혜적으로 베푼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센터장은 “한·미가 말하는 완전한 비핵화(CVID)를 북한이 수용하겠다고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는 CVID가 아니고 핵군축의 일환일 수 있다. 완전히 폐기하지 않고 핵을 남겨 놓는 합의를 하는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문 센터장은 “우리의 목표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며 “회담이 연기되는 한이 있더라도 북한이 CVID 방식의 비핵화에 동조할 수 있도록 미국과 확고히 공조를 취해야 한다. 북한의 비위를 맞추려고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면 북한과도, 한·미 관계에도 금이 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북·미가 내부 정치적인 측면 때문에 강경한 표현을 해야겠지만 기싸움은 그만해야 한다”며 “미국은 북한이 저 정도로 선제적인 조치들을 했다면 북한이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굴욕적이고 시혜적으로 해준다는 부분에 북한은 기분 나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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