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제4차 당무위원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연합
야당인 국민의당이 8월 말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기로 하면서 당권 경쟁이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핵심지지 기반인 호남 지역을 두고 사활을 건 쟁탈전을 벌여야 하는 국민의당으로서는 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 문명호 최고위원 중에 누구를 선택해야 할 지 적지 않은 고민에 빠져 있다.
25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현재까지 당권 주자로는 천 전 대표, 정 의원, 문 최고위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호남 중진인 천 전 대표는 당내에 출마 결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 여의도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본격 당권 레이스에 뛰어든 천 전 대표는 창당 당시 공동대표를 지냈다. 천 전 대표의 경우 선출직 당 대표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의원은 지난 22일 당 소속 전북지역 의원들과 만나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당시에 대선 본선을 치른 경험이 있다. 안철수계이자 수도권에서 재선의원을 지낸 문 최고위원도 당권 도전을 결정했다. 정대철 상임고문의 아들인 정호준 비대위원과 최경환 의원도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서는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와 황주홍 의원, 박주원 경기도당 위원장 등도 후보군으로 자천타천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 천 전 대표와 정 의원, 문 최고위원이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상황에서 당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 민심이 당권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다. 당의 창업주이자 대선 후보를 지낸 안 전 대표의 ‘안심(安心)’도 당락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패배 뒤 공개 활동을 접고 칩거 중인 안 전 대표가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당권 경쟁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 대표 선거 방식과 구체적인 일정은 전대준비위원회가 꾸려진 후 결정된다. 앞서 국민의당은 지난 13일 강원도 고성에서 당 워크숍을 열어 본격적인 전대 준비에 돌입했다. 일단 오는 8월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으로 전대를 열기로 잠정적으로 결정했다. 다만 임시전대를 열면 당 대표 임기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박지원 전 대표의 남은 임기까지를 포함한 2019년 1월까지가 된다. 따라서 정기 전대를 열어 임기를 2년으로 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헌·당규상 집단지도체제 규정을 단일지도체제로 바꿔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하자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