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경제현안 긴급 여론조사] ‘한국경제 위기’ 전문가 진단과 해법

[경제현안 긴급 여론조사] ‘한국경제 위기’ 전문가 진단과 해법

기사승인 2018. 08. 20. 07:2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아시아투데이 '편집 대혁신' 기획 긴급 여론조사]
이필상 교수 "소득주도성장에서 혁신성장으로 우선 바꿔야"
성태윤 교수 "경제 무리 주지 않는 정책과 기업 경쟁력 강화 중요"
아시아투데이가 현재 경제 현안들에 대한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은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사실상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적한 경제 현안을 차근차근 잘 풀어 나가는 것이 결국 문재인정부의 성공과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고 기업들의 내우외환은 커지고 고용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필상 서울대 명예교수(경제학과),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부), 김영용 전남대 명예교수(경제학과),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금융IT학과)에게 한국 경제 위기의 원인과 진단, 해법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이필상 사진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전 고려대 총장)
◇이필상 교수 “소득주도성장에서 혁신성장으로 우선 바꿔야”

-최근 국민 체감 경기와 나라 경제 현안 긴급 여론조사에서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높게 나왔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주력산업이 부실하면서 성장동력이 꺼졌다. 2%대 성장 곤두박질 쳤는데 결국 경제 성장이 안 되니까 문제가 발생했다. 하나는 일자리 창출이 안 된다. 더 나아가 국민 소득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 경기가 나쁠 수 밖에 없다. 또 하나는 경제 구조가 양극화됐다. 경제 성장을 해도 성장의 과실이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집중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 자영업 그리고 저소득층은 양극화 현상이 오히려 고소득층을 능가하는 구조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고 양극화가 심한 상태니까 경제가 좋을리가 없다.

특히 서민 경제가 상황이 안 좋다. 자영업을 중심으로 굉장히 고통이 크다. 여기에 정부로서는 나름대로 올바른 정책을 폈다고 생각하겠지만 근로시간단축이나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경제가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영업이나 중소기업 입장에서 보면 최저임금 올려주거나 근로시간 단축하니 더 어려워진다. 실업이 늘어나고 경제적 고통이 더 커진다. 정부 정책이 오히려 서민경제 침체를 심화시키는 부작용도 나타난다. 그래서 국민들이 심리적으로 경제에 대해 불안하고 안 좋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를 회복할 해법이 있다면?

“경제가 하루아침에 좋아진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중요한 것은 경제 정책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해야 기업이나 국민이 희망을 갖는다. 그래야 투자도 하고 일도 하고 소비도 하고 해서 경제가 움직이는 동력이 생긴다. 정부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진 않다. 최근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이 많이 발생하다보니 ‘정부 경제정책이 잘못됐다. 이대로 가다간 오히려 경제가 나빠진다’는 불안심리가 확산되니까 더 어려워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 정책을 올바르게 다시 펴야 한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 경제가 먹고 살아야 하니 신산업 발굴하고 중기·벤처 많이 육성해 일자리를 만드는 근본적인 정책, 힘들어도 비록 시간이 걸려도 일단 추진할 수 밖에 없다. 필요에 따라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거나 재정지출 확대한다거나 그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보완적으로 펴도 좋다. 근본적인 성장동력을 찾는 정책이 부족한 상태니까 경제 방향을 잘 못잡는 것 같다.”

-가장 핵심적으로 바꿔야 할 정책이 있다면?

“일단 소득주도성장에서 혁신성장 우선으로 바꿔야 한다. 혁신성장을 위해 미래 신산업 발굴이라든가 규제개혁이라든가 중기·벤처기업이 많이 일어나서 산업발전을 주도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여건을 만드는 게 우선 중요하다. 중기·벤처쪽이 힘들더라도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

성태윤 연대교수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성태윤 교수 “경제 무리 주지 않는 정책과 기업 경쟁력 강화 중요”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데 원인은 뭐라 보나?

“현재 경기가 안 좋은 이유는 3가지다. 첫째, 우리나라 주력 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잃어버리면서 경기가 악화된다. 둘째, 최근 최저임금 인상 포함해 정책 의도는 좋은 방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 경제적 효과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이 실시됐다. 셋째, 그런 형태의 정책들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이 겹쳐 그런 것이다. 체감부분은 노동 시장 상황이 실제로 영향을 미쳤는데 노동시장 상황이 안 좋다. 역대 이래로 노동시장 상황은 거의 최악이다.

기존에 좋은 기업에 정규직으로 있으신 분들은 오히려 상황이 괜찮다. 그런 분들이 아닌 분들은 노동시장이 악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부분에서 부정 평가가 많을 가능성 많다. 소비 부분은 내수를 중심으로 한 소비는 상당히 안 좋다. 지난해나 올해 보면 소비가 일부 증가했는데 그 부분은 대부분 해외소비 증가에 기반하고 있다. 그 부분이 아까 말했던 노동비용 상승에 따른 압박 속에서 국내 소비는 악화됐기 때문에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상황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고 평가한다.”

-해법을 제시한다면?

“어떻게 국제 경쟁력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느냐다. 그 부분에 대한 노력이 첫째다. 둘째, 아무리 정책 의도가 좋다하더라도 실제 경제적인 효과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정책을 통해 실제로 경제에 무리를 주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노동시장 사정이 안 좋은 이유 중 하나가 노동시장의 경직성 문제가 존재한다. 정책들이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강화하는 방향이었어서 이 부분을 회수하기 위한 노력이 같이 돼야 한다.”

-국제 경쟁력을 어떻게 회복해야 하나?

“기업들이 자신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 인적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투자환경에 대한 논의를 할 수 밖에 없다. 투자 환경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그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투자 의사결정을 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강요하고 압박해서 하는 투자가 아니라 환경이 개선되고 있어서 국내에 투자해서 경쟁력을 확보해야겠다라고 자발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정부 정책이 실물 경제에 무리를 주지 않는 방안이 있다면?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최저임금을 한 두 해에 급격히 올리게 되면 상당히 경제에 무리가 따르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근로시간 단축문제도 단축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경직적으로 시행하다보니 근로자와 기업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시행으로 긍정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좋은 대기업에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을 제외한 분들은 봉급의 감소, 사업주 입장에선 추가 고용을 안 하려고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clip20180820071924
김영용 전남대 명예교수(경제학)

◇김영용 교수 “정부 간섭없는 시장경제, 불황 타개 첩경”

-현재 경제 상황이 안 좋은 원인은 뭐라 보나?

“세계 경제가 2008년 금융 위기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요 각국의 저금리 정책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경제가 본 궤도에 올라섰다고 할 수는 없다. 한국 경제는 이러한 금융위기 여진에 더해 현 정권의 반시장적 경제 운용으로 세계 경제의 회복세와는 달리 어려워지고 있다. 주요 원인은 반시장 경제적이며 국가 개입주의 경제 운용 방식에 있다.”

-긴급 여론조사에서 자영업자 85%, 전업 주부층 80.8%가 경제 상태를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 주체 중 특히 이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자영업자는 감당할 수 없는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업을 접어야 할 형편에 처했다. 주부들은 최근 폭염의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전반적인 물가 상승과 세금으로 집값 잡겠다는 정책이 도리어 집값을 올리는 결과를 초래 하는 것 등에 부정적 의견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경제의 위기를 타개할 해법이 있다면?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저금리 정책에 따른 통화공급 확대로 경제의 수요 구조와 공급 구조 간의 괴리가 발생한 것이 원인이다. 그 이후 불황이 찾아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불황은 정부 개입으로 망가진 시장을 회복하는 기간이라는 사실을 먼저 알아야 한다. 다만 정부가 간섭하지 않아야 시장이 회복된다. 불황을 타개한다고 정부가 다시 개입하면 회복이 더디거나 경제는 더 망가진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긴 불황에 빠진 것도 양적 완화 정책 때문이다. 미국은 양적 완화가 세계 경제에 독이 되는 줄을 알면서도 자국의 국채 시장을 살리기 위해 시행했다고 판단한다. 불황에서 빨리 빠져 나오려면 시장이 회복하도록 정부가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 정부가 불황의 원인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해결사로 나서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경제는 피폐해진다. 따라서 정부 간섭이 없는 시장경제가 불황 타개의 첩경이자 유일한 방법이다.”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입법부가 주력해야 할 법안이 있다면?

“국회는 법(act)을 새롭게 만드는 데 주력하지 말고 기존 법들 중에서 반시장적이며 반자본주의적인 법을 폐기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요즈음 대한민국 국회에서 만드는 법은 법의 일반성, 추상성, 확실성 등이 담긴 진정한 의미의 법(law)이 아니라, 특수한 목적을 가진 구체적 법(act 또는 legislation 입법)이다. 의회제도 하에서는 law도 legislation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그런 경우에도 law가 갖춰야 할 속성을 고려해서 입법을 해야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회에 그런 인식은 없는 것 같다.”

-한국 경제 위기 탈출을 위한 제언은?

“대한민국과 같은 대규모 사회와 대규모의 경제는 정부 관료나 정치인들이 계획하거나 설계해서 운용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것들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이익과 생존 기회를 높이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질서를 존중하고 이를 파괴하지 않고 유지하는 데 노력해야 경제는 잘 돌아간다. 결국 정부의 간섭이 없는 시장경제(unhampered market)의 확실한 창달만이 한국경제를 구하는 길이다.”

clip20180820072046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금융IT학과)
◇오정근 교수 “기업친화적 투자환경 조성해야 한다”

-현재 한국 경제 위기의 원인은?

“첫째는 지배구조개혁, 내부거래단속 강화, 순환출자 해소 등 반기업정책과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친노동정책이 몰아치고 있어 투자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다. 둘째는 원/100엔 환율이 2012년 1400원대에서 1000원대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해 수출가격 경쟁력이 상실되고 있다. 최저임금인상으로 자영업자가 하루 3500개씩 부도가 날 정도로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다.”

-경제 불황에 대한 해법과 조언을 한다면?

“최저임금인상으로 자영업자가 하루 3500개씩 부도가 날 정도로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다. 하루빨리 친기업정책으로 전환해 기업투자를 살려야 한다. 기업친화적 투자환경조성을 해야 한다. 노동유연성을 제고하고 혁명적인 규제개혁을 이뤄야 한다. 평준화에서 수월성 중심 교육으로 전환해 우수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보편적 복지에서 선택적 근로촉진형 복지로 전환해 재정건정성을 제고해야 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