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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대북확성기 내용에 ‘김정은’ 빠졌다…북한도 대남 비방내용 줄여

軍 대북확성기 내용에 ‘김정은’ 빠졌다…북한도 대남 비방내용 줄여

기사승인 2018. 02. 2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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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 방송제작 PD·작가들에 김정은 직접 비판내용 삭제 지시
평창올림픽 뉴스 비중 늘리며 남북화해 분위기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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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대화 분위기가 우리 군의 대북확성기 및 북한군의 대남확성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이 각각 방송해왔던 상호 비방 내용이 상당 부분 줄었다는 설명이다.

22일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북확성기 운영을 담당하는 국군심리전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는 지난해 월간 단위의 ‘심리작전지침’을 통해 대북확성기 방송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언급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합참은 북한을 향해 김정은 위원장을 대놓고 공격하면 오히려 북한 주민들의 반감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국군심리전단에 “김정은을 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방송 내용을 조율하는 합참 심리전위원회는 방송을 제작하는 PD와 작가들이 이 같은 지침을 준수하도록 주간 단위로 통제했다.

심리전단은 김정은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 대신 ‘미사일 시험 발사에 예산을 많이 써서 주민들이 고생한다’ 또는 ‘고위층은 호의호식하는데 주민들은 굶주리고 있다’는 정도로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 수위를 크게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심리전단은 또 대북확성기 방송에서 최근 평창올림픽 개회식의 남북 공동입장, 북한 예술단 공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특사로 온 김여정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 등의 뉴스를 상세히 전하며 남북 민족동질성을 강조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리전단 관계자는 “대북확성기 방송 내용이 일부 바뀌었지만 소리 크기나 전체 방송 길이에는 변함이 없다”며 “기기 가동률도 80~90%로 과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리전단은 현재 군사분계선(MDL) 남쪽 최전방에서 신형 고정식 24대와 구형 고정식 16대 등 40대의 대북확성기를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담화, 뉴스, 드라마, 음악 등 4가지 프로그램을 편성해 하루 20시간씩 방송하고 있다.

북한군도 대남 확성기방송에서 남한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우리 군이 대북 심리전 차원에서 확성기방송을 실시하자 이에 대응해 대남 확성기방송을 운용하고 있다.

북한이 우리 체제비판 내용을 줄인 시점은 지난달 9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이후로 전해졌다. 남북은 당시 판문점에서 열린 회담에 방해가 없도록 확성기 방향을 조정했다.

정부 소식통은 “확성기방송도 심리전의 일환이기 때문에 상호 대응적인 측면이 강하다”며 북한의 방송 내용에 따라 우리 군도 내용을 다시 바꿀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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