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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폼페이오 아닌 다른 대화상대 원해”

북한 “폼페이오 아닌 다른 대화상대 원해”

기사승인 2019. 04. 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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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성, 차기 협상파트너 교체 요구
"김정은·트럼프 개인적 관계 좋은 것은 다행"
청문회 출석한 폼페이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의 2020 회계연도 국무부 예산 관련 청문회에 출석, 답변하고 있다. / 워싱턴DC 로이터=연합뉴스
북한 외무성은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비난하며 차기 북·미 협상에는 다른 인물이 나오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격 밝혔다. 북한이 극히 이례적으로 특정 인물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에 협상 돌파구를 찾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에 신경전이 갈수록 고조됨에 따라 남·북·미 간 대화가 정상 궤도를 복귀하는데 진통이 예상된다.

권정국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나는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의 대화상대로 나서길 바란 뿐”이라고 밝혔다.

권 국장은 “하노이 수뇌회담의 교훈에 비추어 보아도 일이 될 만 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가는데 앞으로 내가 우려하는 것은 폼페이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권 국장은 “폼페이오는 지난 기간 평양을 찾아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의 접견을 여러차례 받고 비핵화를 애걸하고는 뒤돌아 앉아 지난주에 있은 국회 청문회에서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하는 망발을 줴침으로써 자기의 저질적인 인간됨을 스스로 드러내고 이성적인 사람들의 경악을 자아내고 있다”고도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원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독재자(tyrant)라는 표현을 사용할 것인가’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답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2020 회계연도 예산 관련 청문회에서는 북한을 ‘불량정권’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다만 권 국장은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가 여전히 좋은 것이며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계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여전히 미국과 대화를 원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톱다운 협상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또 권 국장은 “미국은 우리를 핵보유국으로 떠민 근원, 비핵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 손으로 올해 말까지 치워야 한다는 것이며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조선반도 정세가 어떻게 번져지겠느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지금의 궁리로는 우리를 까딱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비난을 외무성 담화나 성명 형태가 아닌 국장이 언론과 문답을 하는 형식으로 다룬 것은 형식상의 수위조절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낙관적인 언급을 해왔으며 지난 15일에는 “대북제재를 원하는 것보다 내가 더 원하는 건 없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북한의 검증된 비핵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은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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