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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장기화 조짐...북한, 대화 나설 기미 안 보여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장기화 조짐...북한, 대화 나설 기미 안 보여

기사승인 2019. 09. 0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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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폼페이오 발언 놓고 설전만 오가
리용호 유엔 총회 불참설...고위급 대화 전망 불투명
미 재무부, 대북제재 대상 추가...북에 양보 없어
온천관광지구 건설장 현지지도하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30 판문점 회동 때 약속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은 시기를 한달 이상 넘기고도 좀처럼 대화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준비가 됐다’며 대화를 하자는 입장이지만 한편으론 대북제재의 끈을 단단히 죄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북·미 간 기싸움이 벌어지며 비핵화 실무협상 교착 상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1부상은 지난달 31일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모든 조치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북한의 불량행동’을 언급한 데 대한 불만의 표출로 보인다.

북·미는 이전에도 한바탕 설전을 벌였었다. 폼페이오 장관이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를 언급하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23일 폼페이오 장관을 지목해 ‘훼방꾼’이라고 직접 비난했다.

최 부상의 담화에 대해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북한측 상대로부터 답을 듣는 대로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를 원한다는 뜻을 다시 한번 밝혔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지난 30일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을 통해 북한과 불법 환적에 연루된 개인과 해운사, 선박을 추가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발표하며 대북제재만큼은 북한에 양보할 뜻이 없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올 들어 미 재무부가 북한과 관련해 제재 대상을 추가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북한은 북한 나름대로 감추고 있는 속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미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북한은 실제로 대화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1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던 리 외무상은 불참을 통보했다. 또 북한 매체 ‘메아리’는 이날 북한의 신형 무기 시험발사를 협상력 제고의 포석으로 보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궤변’이라고 비판하며 북한의 목적이 대화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우호세력을 확보하면서 문을 걸어 잠그고 장기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최근 중국·러시아와 고위급 교류를 잇따라 갖는 등 북·중·러 공조체제에 녹아들고 있는 모양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일 북한을 방문하는 것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답방 준비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유일성’을 확고히 하며 국가 지도자로서 권능을 강화한 김 위원장이 한·미와 거리를 두며 중·러 중심의 외교를 펼칠 가능성도 있다. 중·러라는 뒷배를 확보한 김 위원장이 충분히 시간을 벌면서 북·미 대화보다는 내부 결속력 다지기에 보다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다. 또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장에게 해외 주재 외교대표를 임명·소환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돼 김 위원장의 의중이 북한 외교에 더 크게 반영될 공산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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