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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이화여대 창업골목 절반이 ‘텅’…청년상인의 눈물

[르포] 이화여대 창업골목 절반이 ‘텅’…청년상인의 눈물

기사승인 2017. 01.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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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이화 스타트업 52번가'
6개 창업팀 중 3팀만 영업 중
"지원 소홀해지고 간섭 지나쳐"
이대 측 "상인들에 민폐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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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 ‘이화 스타트업 52번가’. /사진=이계풍 기자
이화여자대학교가 청년사업가 육성과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이화 스타트업 52번가 프로젝트’ 장소가 황량한 모습으로 남아 취지를 무색게 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옆 골목길. 외관에 녹색 컬러를 입힌 몇몇 점포가 있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정도는 문을 닫았다. 점포 내부 곳곳에 종이상자 등이 널려 있었다.

이화여대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나섰던 골목길 창업 사업. 하지만 현실은 지나가는 사람조차 보기 어려울 정도로 초라했다.

프로젝트에 최종 선발된 6개 창업팀 가운데 현재 3팀이 인적 드문 골목을 지키고 있었다. 남은 3팀 가운데 2팀도 다음달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만난 창업팀 관계자들은 프로젝트에 참가한 것을 후회했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아 거리 홍보·창업 교육 등의 각종 지원이 소홀해지기 시작했다”며 “이에 반론을 제기하면 ‘너희들이 무엇을 알겠느냐’며 무시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입주 조건 중의 하나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을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불가피하게 가게를 잠시 비워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월세의 일부를 반환해야 한다는 통보와 함께 건물 임대주들의 감시가 시작됐다”고 지나친 간섭이 있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화여대가 청년 사업가 육성이 아닌 다른 목적 달성을 위해 학생들을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화여대 측은 이와 관련해 “상업 활성화 측면에서 점포들이 그 주변 상인들한테 민폐를 끼치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된다”며 “기존 상인들과의 이질감이 생기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조치를 취했던 것일 뿐”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화여대는 지난해 서울 서대문구청·지역 상인회와 함께 프로젝트를 실시, 구역 내 빈 점포 4곳을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해 HAH·JE.D·위브아워스·지홍·데이그래피·아리송 등 6개팀을 지원했다. 이화여대는 이들 창업팀에 임대료와 내부 인테리어 조성에 필요한 소액의 지원금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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