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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닫으라는 거냐” “취업 더 어려워져”···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사용자도 근로자도 ‘불만’

“문닫으라는 거냐” “취업 더 어려워져”···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사용자도 근로자도 ‘불만’

기사승인 2018. 07. 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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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부담, 주말 근무하는 점주
/연합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모르겠다.”

의류 공장을 운영하는 강모씨(57)는 내년 최저임금이 10.9% 인상된 8350원으로 결정됐다는 발표에 이처럼 말했다. 강씨는 “원래 1000여장가량 주문이 들어와야 5000만원 정도 이익이 생겨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는데 경기가 안 좋아 한 달에 300장도 (주문이) 안 들어오는 상태에서 최저임금마저 오르니 있는 사람도 내보낼 판”이라며 “직원들도 상황상 근무시간이 줄어 소득이 줄자 답답해 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올해에 이어 최저임금의 두 자릿수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산업구조상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 불만이 늘고 있다.

편의점, 식당, 소규모 공장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급격한 인상폭에 얼굴을 붉혔다. 최저임금 인상폭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라갔다는 이유에서다. 강씨는 “일거리가 없어 한 달에 10일 정도밖에 일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이렇게 올려버리면 결국 ‘문 닫으라’는 말과 같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드러냈다.

편의점 점주 김모씨(65)는 “최저임금이 올해 16.4%로 가장 큰 폭으로 인상됐지만 정작 가게 매출은 늘어나지 않았다”며 “매장을 찾는 손님들은 1000원짜리 삼각김밥도 쉽게 사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임대료, 가맹비 등을 제외한 순수 영업이익 600만원 중 인건비로 400만원 정도가 나간다”며 “내년이면 인건비로 평균 60만원 이상 더 나갈 텐데 한 달 수입 140만원으로 가정을 꾸릴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식당 주인 이옥영씨(56·여)는 “모든 것을 정부 탓으로 돌릴 수는 없으므로 본사가 인건비 또는 임대료 일부를 부담하거나 가맹비를 낮춰야 한다”며 “또한 최저임금을 일괄적으로 적용하지 말고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르바이트생과 취업준비생도 최저임금 인상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알바자리가 줄기 때문에, 취준생들은 취업문턱이 더 좁아진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박홍진씨(27)는 지난 3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다 매장의 인원감축 정책으로 실직했다. 박씨는 “요즘은 장사가 잘 돼도 인력을 많이 뽑지 않는다”며 “공부 열심히 해서 최저임금에 영향을 받지 않는 대기업으로 가는 게 현명한 판단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안희재씨(25)는 “이번 인상 발표로 중소기업들도 ‘인력 충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는데 정규직 취업의 길이 더욱 좁아진다면 결과적으로 취준생이 분노할 것”이라며 “정부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갈등을 막을 수 있는 도구를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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