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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추석 앞둔 경동시장 한숨만...“체감물가 최악” 시민·상인 한 목소리

[르포]추석 앞둔 경동시장 한숨만...“체감물가 최악” 시민·상인 한 목소리

기사승인 2018. 09. 2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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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 앞두고 상인들 한숨 소리만 늘어…일부 품목만 명절 특수
지난해 5만원 하던 사과 한 상자 10만원으로 급등
경동시장
추석 연휴를 목전에 둔 20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입구 모습이다./우종운 기자
“명절만 보고 장사했는데, 사람이 없다. 상인들 모두 손 놓고 앉아만 있다. 전혀 풍성한 한가위가 아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목전에 둔 20일 활기가 넘쳐야 할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엔 상인들의 한숨 소리만 가득했다. 사람들로 가득해야 할 시장은 썰물이 빠져나간 듯 한산했고, 대목을 앞두고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인들의 목소리만 가득했다.

추석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은 극심한 가뭄과 폭우로 인해 천정부지로 올라버린 물가에 흠칫 놀라며 상인들과 흥정을 하다가도 “비싸다 비싸”를 연발하며 돌아서기 일쑤였다.

경동시장에서 30년 넘게 생선가게를 운영 중인 서모씨(72·여)는 “돈은 없는데 물건 값만 오르니까 두 개 살 거 하나 사고, 하나 살 거 안 산다”며 “비싸니까 (물건은 사지 않고) 시장만 빙빙 돌다가 가버린다”고 푸념했다.

50년 동안 채소 장사를 했다는 진모씨(84·여)는 “재래시장에 손님이 없다. 고사리·도라지 등은 없어서 못 팔았는데, 지금은 대목이란 게 없어졌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경동시장2
추석을 앞둔 20일 서울시 동대문구 경동시장 건어물 거리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우종운 기자
생선·채소를 주로 파는 곳을 벗어나 옆 골목에 들어서니 떡과 한과 등을 판매하며 추석 특수를 누리고 있는 상인들도 더러 있었지만, 그마저도 예년에 비해 매출이 훨씬 떨어진다는 걱정 가득한 얘기가 대부분이었다.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급격하게 오르다 보니 명절 준비를 위해 시장을 찾은 시민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30년째 경동시장을 찾고 있는 A씨는 “작년에 한 상자 5만원 하던 사과가 지금은 10만원 한다”며 “전반적으로 많이 올라서 지난해 추석에 비해 준비하는데 부담이 많다. 가짓수를 줄여서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기준 무 1개당 전국 평균 가격은 전년 2634원에서 3515원으로, 제수용품인 사과와 배는 10개당 전년 2만244원에서 2만6853원으로, 지난해 2만8989원이던 배는 3만5258원을 기록했다. 배추 1포기당 평균 가격은 전년 6300원에서 5920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실제 체감물가와 정부가 발표한 물가는 큰 차이가 있었다. 각 점포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경동시장에서 배추는 1포기당 7000~8000원 선에 판매되고 있었다.

명절 음식 준비를 위해 시장을 찾은 서모씨(66·여)는 “작년에 배추 3개 1망에 6000~7000원 하던 게 지금은 1만5000원 한다”며 “정부에서 물가를 꼭 좀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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