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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백석역 인근 난방 배관 파열…27년 된 ‘낡은 배관’ 지목

고양 백석역 인근 난방 배관 파열…27년 된 ‘낡은 배관’ 지목

기사승인 2018. 12. 0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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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9시30분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 도로. 지난 4일 온수배관 파열사고의 여파로 인해 진흙이 그대로 남아있다. /김지환 기자
지난 4일 26명의 사상자(1명 사망·25명 부상)가 발생한 ‘백석역 난방배관 파열’ 사고는 27년 된 낡은 배관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발생한 KT아현지사 화재에 이어 또다시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면서 지하에 매설된 각종 배관이 시한폭탄으로 인식돼 시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소방당국 등은 5일 “온수배관이 1991년에 매설돼 낡아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파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850㎜짜리 열 수송관이 터져 1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현장은 상가 온수배관이 터진 지점으로부터 약 100여m 일대 도로에 진흙이 뒤덮여 있어 마치 폭격을 당한 모습이었다. 거리에는 흙탕물에 젖은 신발이 나뒹굴고 있는 등 아수라장과 다름없었다.

주변 상가 건물 내부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가게 벽지와 천장은 수증기로 쭈글쭈글해졌고 멀티탭 위에도 누런 흙먼지가 눌러 붙어 있었다. 가게 주인들은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 빗자루·대걸레 등을 들고 청소에 나섰지만 워낙 피해가 커 역부족임이 역력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떡볶이 가게를 운영하는 박정혁씨(39)는 “상가 앞에 있는 유수구 3개가 위로 올라왔고 파열지점에서 물이 솟구쳤으며 사방이 수증기로 가득해 앞이 안 보였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2시부터 8시까지 백석역 인근 사고 현장에서 1차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난방·온수 공급을 하는 것이 더 급하다고 판단해 현재 터진 배관을 교체하는 복구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정밀 조사에 나서기로 결정했다”면서 “복구 공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2차 현장감식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역난방 공사와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 중이고 향후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향후 수사를 통해 과실이 있는 관계자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형사 입건할 예정이다.

전문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분당과 일산 등 노후화 된 1기 신도시의 지하시설물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일산 뿐 아니라 분당에도 노후화 된 지하시설물이 많다”면서 “정부가 이번 기회에 신도시 지하시설물들에 대해 문제가 없는지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역난방공사는 5일 황창화 사장 및 임직원 명의로 배포한 대국민 사과문에서 “추위 속에 지역난방 열공급을 받지 못하신 주민께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불의의 사고를 입으신 분들이 하루빨리 회복하시고 쾌유하시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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