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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발신번호 조작해 수억원 챙긴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경찰, 발신번호 조작해 수억원 챙긴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기사승인 2018. 12. 0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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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전화를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조작…현재 확인된 피해액만 2억원
영등포서
영등포경찰서. /조준혁 기자
경찰이 중국 등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를 ‘010’ 번호로 조작한 뒤 이를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에 이용한 일당을 검거해 검찰로 넘겼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국내에서 중계소를 운영하며 수억원대 보이스피싱 사기행각(사기 및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을 저지른 일당 21명을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이중 김모씨(40) 등 13명은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심 박스’(SIM Box)라고 불리는 전화 중계기를 활용해 피해자 A씨에게서 4000만원을 뜯어내는 등 총 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심 박스’는 한 대당 국내 휴대전화의 유심칩을 최대 256개까지 꽂을 수 있도록 설계된 장치인데 이 장치를 거치면 중국 등 해외에서 건 전화도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변조가 가능하다. 당연히 이들이 사용한 ‘심 박스’는 국내 인증을 받지 않은 불법 장비였다.

서울남부지검은 구속된 13명 가운데 수사가 완료된 8명을 먼저 재판에 넘겼고 나머지 5명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오피스텔 등 일반 주택가에 중계소를 차리고 이곳에 ‘심 박스’를 설치해 보이스피싱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해외에서 걸려온 보이스피싱 국제전화가 010 번호로 변조돼 피해자에게 걸려왔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이를 역추적, 지난 5월 28일 심박스가 다수 설치된 중계소를 적발했다.

최근까지 수사를 이어온 경찰은 중계소 20곳을 찾아내 심박스 75대와 유심칩 2886개를 압수했다. 한 장소에 최대 ‘심 박스’ 5대를 설치한 곳도 있었다.

한편, 이들은 해외에서 체류 중인 B씨의 지시를 받고 중계소를 운영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경찰은 B씨의 행적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금액만 2억원 수준”이라며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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