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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 헌재소장 등 재판관 5명 퇴임…이 소장 “재판다운 재판하는 게 의무이자 책임”

이진성 헌재소장 등 재판관 5명 퇴임…이 소장 “재판다운 재판하는 게 의무이자 책임”

기사승인 2018. 09. 1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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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 헌재소장, 김이수·김창종·안창호·강일원 헌법재판관 퇴임식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내외(가운데)와 안창호 헌법재판관 내외(왼쪽부터), 김이수 헌법재판관 내외, 김창종 헌법재판관 내외, 강일원 헌법재판관 내외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임기를 마치면서 재판에 대한 책임론을 강조했다.

이 소장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헌재가 헌법재판권을 가진 기관이지만 그것은 권력이나 권한일 수 없다”며 “재판다운 재판을 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일 뿐이다. 권력으로 생각하는 순간 삼가지 못하고 오만과 과욕을 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6년간의 헌법재판관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헌재의 독립성에 대한 당부의 말도 남겼다. 이 소장은 “헌재는 재판관 구성에 관해 어떠한 권한도 없다는 점에서 재판관 지명 권한을 가진 국가기관의 입김에 흔들릴 것을 염려하는 시각이 있다”며 “권한이 없는 까닭에 헌재는 다른 기관과 구성에 관해 협의할 일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직 재판관들이 재판소 구성권자와 결별하겠다는 의지를 굳건하게 지님으로써 헌법재판의 독립은 확보되는 것”이라며 “헌법재판의 독립성에 대한 반석 같은 신념을 더욱 강고하게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임기가 종료되는 김이수·김창종·안창호·강일원 재판관도 임기를 마치며 각각 소회를 밝혔다. 김이수 재판관은 “헌재는 30년의 연륜이 쌓이면서 헌법의 수호자로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아직도 우리 사회는 차별과 편견, 소외로 인해 그늘진 곳이 있다. 헌법의 따뜻한 기운이 어둡고 그늘진 곳에도 고루 퍼져나가 이 나라가 더욱 건강하게 발전하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말했다.

김창종 재판관은 “지난 6년 동안 5기 재판부가 처리한 사건의 총 접수건수가 1만3009건이고 이 중 3215건을 전원재판부에서 종결처리했다”며 “날로 증가하는 사건을 어떻게 하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적정한 기간 내에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지에 관한 진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명백히 이유가 없거나 이미 부적법 각하된 바 있었음에도 계속, 반복적으로 같은 내용의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남소를 방지할 대책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 재판관은 “헌법재판은 우리의 구체적 헌법 현실을 파악하고 헌법가치를 궁구(窮究)하는 여정이었다”며 “보편적 인권의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역사적 맥락을 파악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무엇이 공법이고 무엇이 공동체의 정의인지, 무엇이 사랑이고 무엇이 공동체 구성원의 인권인지, 무엇이 믿음이고 무엇이 공동체의 신뢰인지 항상 심사숙고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강 재판관은 “6년 동안 선후배, 동료, 재판관님의 배려 덕분으로 많은 국제행사에 참석해서 많은 발표를 했고 토론에 참여했다”며 “그 때 느낀 것은 우리나라가 우리 스스로 생각한 것 이상으로 전세계에서 아시아 최고의 헌법재판소이고 아시아에서는 가장 발전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인정받고 있는 것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아쉬운 것은 세계 최고는 아니라는 것이었다”며 “기본권이라는 측면을 놓고 보면 우리 국민이 미국이나 일본, 독일, 프랑스 국민보다 조금 적은 기본권을 누릴 아무런 이유도 없다. 기본권을 누리는 데는 돈이 필요없고, 자유, 평등, 정의를 추구하고 실현하는 데는 그저 우리의 의지, 그리고 공동체 의지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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