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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IT붐, 사회불균형만 형성했나…소득격차 ‘심화’

중국 IT붐, 사회불균형만 형성했나…소득격차 ‘심화’

기사승인 2018. 09. 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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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실리콘 밸리’라고도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의 모습. 사진과 기사는 상관 없음/ 사진=위키미디아 커먼스
중국은 지난 10년 간 ‘IT 붐’을 겪으면서 억만장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다만 이들이 중국 경제취약층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소득격차만 벌리면서 사회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쭉 개선돼 오던 중국의 지니계수(한 국가 가계소득의 계층별 분배 상태를 측정하는 계수)가 지난 2년 동안 다시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0(평등)부터 1(불평등)까지의 수치로 매겨지는 지니계수는 일반적으로 0.4를 넘어설 경우 ‘소득 분배가 불평등하다’고 평가되는데, 중국의 지난해 지니 계수는 0.467에 달했다. 게다가 다수의 학자와 연구기관들은 중국의 실제 지니계수는 정부의 공식 발표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국립 대학교인 베이징대학(北京大學)의 2016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국 인구의 상위 1%가 전체 부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하위 25%는 부의 1% 미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룩한 중국은 빈곤층 수를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다만, 최근 경제 성장의 주도권이 제조업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넘어가면서 다시 소득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중국의 IT기업들이 최고경영자(CEO)와 엔지니어들에게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급여를 지불하는데 반해, 공장 근로자·배달 종사자 등에는 낮은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기 때문.

링민화 베이징 대학 겸임 교수는 “중국의 인터넷 서비스 산업의 호황은 값싼 노동력 착취를 기반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인터넷데이터센터(DCCI)에 따르면 중국의 IT 공룡인 텐센트 홀딩스·알리바바 그룹 홀딩스·바이두는 지난해 말 100만 명 이상의 배달원을 고용했다. 그 중 한 배달원은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지만 한 달에 7000위안 (약 114만 원)을 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배달을 제시간에 하지 못하면 음식 값을 본인이 지불해야 하는 등의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필요한 시간에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신호를 위반하거나 중앙선을 침범하는 일도 서슴지 않아야만 했다”고 밝혔다.

지방 제조업 노동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들의 지난해 연간 가처분소득 평균은 1만3432 위안(약 219만원)으로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15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020년까지 연간소득 2300위안(약 37만 원) 미만으로 생활하는 극빈층이 모두 사라지도록 만들겠다고 말한 바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난해 말 기준 3000만 명의 사람들이 여전히 빈곤선(최저한도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입 수준) 아래에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평론가 윌리 람 홍콩 중문대(CUHK) 겸임 교수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중국은 실제로 부유한 국가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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