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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로 새우등 터진 ‘인도 茶 업계’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로 새우등 터진 ‘인도 茶 업계’

기사승인 2018. 11. 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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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차(茶) 업계가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결정으로 인한 뜻밖의 피해자로 부상했다. 인도 최대의 차 구매국 중 하나가 바로 이란인 까닭이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차를 생산하는 국가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 된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1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란인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홍차 가운데 하나인 인도 동북부 아쌈(Assam)산 고급 홍차 수요가 감소하면서 인도의 차 무역업자들과 생산업자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판매고가 감소하고 홍차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이 지역 차 재배 농가들 중에서는 수출을 포기하고 내수용 저가 차 재배로 전환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인도차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비베크 고엔카 워런 티(Warren Tea) 회장은 대(對) 이란 제재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는 이미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며 “만일 (대 이란 차 사업을) 중단해야만 하는 사태가 온다면 우리로서는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차를 생산하는 인도의 차 재배업자들은 이란에 차 수출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분투 하고 있다. 식품이나 농산품은 미국의 대 이란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미국의 제재로 이란 은행들과 달러화 거래를 할 수 없게 되면 수출업체들은 교역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인 것.

인도가 전반적인 농산물 수출 증가를 도모하면서 인도 차 업계는 이란과의 관계에 수 년을 투자해 왔다. 인도 산업통상부 산하의 차 위원회(Tea Board India) 자료에 따르면 2017-18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이란으로 수출된 인도산 차의 양은 2010-2011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대비 2배가량 증가한 3119만kg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란은 러시아를 제치고 인도산 벌크티(소매상품으로 포장되기 전 재료 상태의 차)의 수입액이 가장 많은 나라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올 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 들어 현재까지 이란으로의 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나 감소한 1178만kg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 홍차 가격도 kg당 약 3.50달러로 10% 가량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인도와 우리나라 등 8개국에 대해 이란 제재 조치에 대한 일시적 면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인도 경제에 대한 충격을 완화시키는데는 도움이 됐다. 하지만 차 생산업체들은 새로운 차 재배 시즌이 시작될 6개월 뒤 제재 면제 기간이 종료되고 나면 이란에 차 수출을 지속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달러화를 이용한 거래 대신 석유와 차를 물물교환하는 방식의 거래로 제재에 대응하는 수출업체도 있지만 일부 바이어와 수출업체들은 제재를 두려워해 사업을 축소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이란수출길이 막힌 데 따른 피해를 미국이나 독일·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 만회해 보려는 수출업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차 물량을 이란으로 수출해왔던 업체들은 그저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란으로 차 물량의 3분의 1을 수출해왔던 비크르마 임펙스사의 카필 샤르마 씨는 “이 나라들이 대체 뭘 하려는건지 우리는 예측할 수가 없다. 우리는 단지 장사꾼일 뿐인데”라고 하소연했다. 자와할랄 네루 대학교 경제학과의 비스와짓 다알 교수는 “이란 시장은 중요하다. 하지만 분위기는 좋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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