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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성장 양극화…싱가포르, 10년만 최저 성장

동남아 성장 양극화…싱가포르, 10년만 최저 성장

기사승인 2019. 05. 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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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 Vegas Sands Singapore <YONHAP NO-2164> (AP)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 앞 전경. 사진=/AP, 연합뉴스
동남아시아 각국의 경제 성장이 양극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태국은 올들어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최근 몇 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대체 수혜국’인 베트남은 7%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보인 것. 미·중 무역전쟁과 이로 인한 중국 경기 둔화가 동남아 각국에 부정적 효과를 미치는 가운데 중국의 생산거점이 대거 이전해 오는 베트남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무역산업부는 이날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분기 성장률은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후인 2009년 2분기 마이너스(-) 1.7%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GDP의 20%를 차지하는 제조업의 부진. 싱가포르는 고부가가치 제품·부품을 중심으로 아시아 공급망 역할을 해왔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이후 매출·이익의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싱가포르의 1분기 수출은 6.4% 감소하면서 2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주력이었던 전자제품은 17.2% 감소했으며, 석유화학제품(11.3%)과 기계(31.7%)도 수출이 감소했다.

이같은 제조업 수출 감소는 상당부분 미국의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에서 비롯되고 있다. 고율 관세 부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싱가포르 기업의 완성품 가격 인상 요인이 되면서 매출과 이익의 감소를 초래하고 있는 것. 중국 성장 둔화에 따른 이 지역 수출 감소 역시 원인으로 꼽힌다.

싱가포르 동부 공업지구인 카키 부킷에서 전선을 제조하는 기업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이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를 이유로 케이블 등 원자재 가격 인상을 통보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다고 해서 바로 완성품인 전선의 가격을 인상할 수는 없다”며 “이 때문에 올해 1분기 매출과 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으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가브리엘 림 싱가포르 산업통상부 차관은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성장 둔화가 싱가포르 제조업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미국이 공표한 대중 추가 관세 부과가 실제 시행되면 동남아 각국의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국도 사정은 마찬가지. 태국 정부는 이날 1분기 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2.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4년 군부 쿠테타 이후 가장 낮은 것인데, 11분기 만에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 요인이다. 펄프·천연고무·자동차부품 등 다양한 제품의 수출이 부진했으며, 특히 중국으로의 수출은 10% 가까이 급감했다.

반면 베트남은 중국 대체에 따른 수혜를 얻고 있다. 베트남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베트남의 1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6.79%에 달했다. 대미 수출이 26% 증가하면서 고성장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전쟁 이후 중국으로부터의 생산거점 이전으로 가장 이익을 볼 아시아 국가로 베트남을 꼽았다. 지금도 생산거점 이전은 지속되고 있는데, 애플 ‘에어팟’ 생산업체로 유명한 전자기기 대기업 고어텍(GoerTek)이 생산시설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 고어텍은 지난 1월 베트남 북부 박닌성에 2억6000만 달러(약 3106억원)를 들여 공장을 건설하는 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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