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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으로 번진 인니 대선 불복시위 배후설 부상

폭동으로 번진 인니 대선 불복시위 배후설 부상

기사승인 2019. 05. 2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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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onesia Election <YONHAP NO-5571> (AP)
인도네시아 대선 개표결과 발표 후인 지난 21일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인도네시아가 대통령 선거 후유증으로 극심한 홍역을 앓고 있다. 야권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후보와 산디아가 우노 부통령 후보 지지 세력이 경찰과 충돌하면서 6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부상당하는 유혈 사태가 빚어진 것. 또한 인도네시아의 전 특전사 사령관이 대통령궁 포위 선동 동영상 유포와 불법무기 소지 혐의로 긴급 체포된데 이어 프라보워-산디아가 진영에 섰던 이슬람수호전선(FPI)이 대선 불복시위 선봉에 나서면서 음모설까지 부상하고 있다.

현지 일간 꼼빠스(Kompas)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대선 불복시위는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KPU)가 지난 21일 새벽 1시 46분 개표 결과를 기습적으로 발표하면서 간단없이 진행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는 55.5% 대 44.5%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 후보와 마룹 아민 부통령 후보 진영이 11%포인트 앞섰다. 아리프 부디만 선거관리위원장은 개표 결과 조기 발표에 대해 “기한 최종일인 22일 이전에 발표하는 것은 법 위반이 아니다”고 밝혔지만 프라보워-산디아가 진영은 개표 결과 수용을 거부했다.

프라보워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는 즉시 당직자들과 선거본부 관계자들을 자택에 불러 모아 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 발표에 불복, 헌재에 소송을 접수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불복 소송은 다음날인 22일 헌재에 접수됐지만 보도자료를 낸 그 시점부터 프라보워-산디아가 지지 세력의 대선 불복시위가 시작됐다. 21일 저녁 자카르타 일대에서 벌어진 시위는 22일 새벽 경찰 기동타격대 숙소에 대한 돌과 화염병 투척으로 이어지는 폭동으로 번졌다. 인도네시아 경찰청의 아르고 유워노 총경은 이날 밤 기자회견을 통해 257명의 폭동 가담자를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특히 확보된 증거들을 제시하며 폭동을 계획하고 사주한 배후가 있다고 주장했다.

22일 아침 부상자들을 살피러 따라칸 병원에 들른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그날 새벽 충돌로 최소 6명이 죽고 20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파르한 샤페로(30)의 경우 가슴 총상이 확인됐다. 경찰청 공보처의 데디 쁘라스티요 준장은 진압 경찰들에게 총기와 실탄이 지급되지 않은 만큼 총상은 경찰 발포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경찰이 총을 쐈다는 소문이 소셜미디어(SNS)에서 돌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사회 혼란을 노린 제3자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소문과 선동 동영상 유포를 막기 위해 루디안타라 정보통신부 장관은 인스타그램·페이스북·트위터·왓스앱 등을 잠정 차단한다고 발표했고, 실제 이날 저녁부터 SNS의 일부 기능이 느려지거나 사용 불능이 됐다.

인도네시아 군과 경찰은 4만명에 달하는 병력을 자카르타 요소에 배치해 시위에 대비한다는 계획을 세운 가운데 인도네시아 특전사 코파수스의 전 사령관인 수나르코 예비역 소장을 대통령궁 포위 선동 동영상 유포와 불법무기 소지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공교롭게도 1990년대에 프라보워 총재 역시 코파수스 사령관을 역임한 바 있다. 띠또 까르나피안 경찰청장은 테러 용의자 3명을 체포해 리볼버와 글록 권총, 그리고 총탄 60발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폭동 가담자들에게서 600만 루피아(약 55만원)의 돈이 들어있는 봉투들도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대선 불복시위 지역을 둘러본 조코위 대통령은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프라보워-산디아가 진영이 접수한 헌재 소송을 존중한다고 말하는 등 국가적 화합을 촉구하면서도 국가를 파괴하는 폭도들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이슬람의 양대 산맥인 나들라툴울라마(NU)와 무함마디아는 대선 불복시위에 대해 논평을 내지 않는 등 중립적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유세 기간 중 프라보워-산디아가 진영에 섰던 이슬람수호전선 등 극우 이슬람은 21일과 22일의 대선 불복시위에 많은 참가자를 동원하는 등 세를 과시하며 시위 선봉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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