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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믈리에 없이 저녁 먹으며 한 잔씩… 와인, 상식과 편견을 버렸다

소믈리에 없이 저녁 먹으며 한 잔씩… 와인, 상식과 편견을 버렸다

기사승인 2013. 12. 2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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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100세-창업] 조동천 보나베띠 대표


“상식을 파괴한 것이 보나베띠의 성공 비결입니다.”

조동천 보나베띠 대표(52·사진) 대학 졸업 후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취직해 20여 년을 근무하다 40대 중반을 바라보는 2003년 창업을 결심했다. “43살이 되면서 더 늦기 전에 개인 사업을 벌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기업 이사로 재직할 당시 보유했던 주식을 처분해 3억원의 사업 자금을 마련하고 사업 구상에 들어갔습니다.”
퇴직 후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던 조동천 대표는 건강을 위해서 와인을 마시라는 의사의 조언으로 와인을 사업 아이템으로 결정했다.


퇴직 후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던 조 대표는 우연히 의사로부터 건강을 위해 와인을 마시라는 조언을 듣게 된다. “와인이라면 소주와 폭탄주 중심의 국내 음주 문화를 바꿀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특히 와인은 마진이 높고 계절 등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며 사업 아이템을 금방 모방해 매장을 낼 수 있는 여타 외식 사업과 달리 진입 장벽이 높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이에 조 대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와인을 생산해 판매하는 유통업을 구상하고 와인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대학원에 개설된 와인 스쿨을 수강하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와인 선진국을 방문해 와인 문화와 유통 과정을 배웠다. 1년을 넘게 와인을 공부한 조 대표는 2005년 직원 7명과 함께 와인 유통회사를 설립했다.

“시장 형성도 되어 있지 않고 경험 부족으로 첫해에는 판매 부진에 허덕였죠. 수요 예측이 빗나갔고  관리가 허술해서 폐기된 와인도 부지기수였습니다."

가까운 지인들은 사업을 접으라고 권했다. 하지만 조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판매 부진에 따른 자금 부족에도 오히려 직원 수를 15명으로 늘리고 외식업 프랜차이즈로 투자를 확대해 나갔다. 당시 레스토랑 시장은 카페와 결합된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유행이었다. 이에 조 대표는 와인을 레스토랑과 접목해 기존 업체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기존 이탈리아 레스토랑과 차별화를 두고 싶었던 조 대표는 와인과 요리를 접목시켜 보나베띠를 창업했다.


”와인은 바(bar)에서 즐기는 주류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럽에서 탄생한 와인은 원래 식사와 함께 즐기는 술입니다. 요리와 함께 먹어야 제격이죠.”

2008년 '보나베띠' 창업 후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우선 전문 주방장 방식을 없앴고 대신 레시피를 매뉴얼화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서빙 업무에서도 하이테크 시스템을 도입해 인건비를 절약했다.

유비쿼터스 기술이 접목된 무선전자태그(RFID) 방식의 와인 인식기를 통해 와인소믈리에(와인 감별사) 고용 시 필요한 300만~400만원 이상의 인건비를 절약했다. 이 방식은 와인에 붙은 라벨을 와인 인식기가 인식해 손님에게 해당 와인에 대한 설명을 모니터로 출력한다. 

“소믈리에는 고객에게 와인을 설명하고 제안하는 전문직으로 와인 전문점에는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와인 전문점에서 1~2년 정도 근무한 직원이라도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10년 경력의 소믈리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다국어 전자 메뉴판’ 역시 인건비 절감에 도움을 줬다. 전체 고객의 30% 수준에 이르는 외국인 고객이 쓰는 언어에 맞춰 메뉴판 글씨가 번역돼 경력이 낮은 서버도 외국인 접객이 가능하도록 했다.

음식이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가족 모임이나 상견례 장소 등으로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대표 매장인 서울역점은 서울역과 바로 연결돼 접근성이 편리한 것은 물론 각종 드라마 배경으로 섭외되고 있으며 경북 안동점의 경우 산속이라는 불리한 위치 조건 속에서도 월 6000만~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런 가맹점들의 승승장구에 힘입어 본사도 연간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창업을 계획하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보나베띠'의 창업비용에 대해 조 대표는 “180(54평)~280(84평) 규모일 경우 점포 구입비를 포함해 총투자비가 4억원대 안팎”이라고 귀띔했다. 

조 대표는 대중적인 이탈리안 레스토랑 브랜드 스파게띠아를 인수 또 한 번의 도약을 노린다


조 대표는 지난 10월 썬앳푸드에서 운영 중인 이탈리아 레스토랑 브랜드 '스파게띠아'를 인수, 또 한 번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고급 이탈리아 레스토랑 브랜드인 '보나베띠'와 대중적인 ‘스파게띠아’를 운영해 고객층을 더욱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보나베띠' 직영점 3곳을 포함해 33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조 대표는 “100개 매장 출점이 목표”라며 “저가형 프랜차이즈의 난립을 지양하고 가족처럼 창업주를 관리해 서로 성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상생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어  “향후 해외 시장 진출 강화 및 경쟁력 있는 신규 브랜드 개발에 집중하는 등 전문외식기업으로서 발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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