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시승기] 정숙성·안정성 ‘환골탈태’…더 K9 3.3 터보 가솔린 타보니

[시승기] 정숙성·안정성 ‘환골탈태’…더 K9 3.3 터보 가솔린 타보니

기사승인 2019. 05. 07.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K9 주행 (4)
기아차의 플래그십 세단 ‘더 K9’./제공 = 기아자동차
자동차 브랜드에 있어 ‘플래그십(Flagship·기함) 세단’은 자사의 기술력을 집약한 정수이자 정체성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모델이다. 비록 진입장벽이 높고 시장 규모도 소형·중형 세단보다 작지만, 하위 모델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각 브랜드는 플래그십 세단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아자동차 역시 6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친 플래그십 세단 ‘더(THE) K9’을 지난해 4월 출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BMW 7시리즈 등 독일 브랜드가 장악한 대형 세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출시 2년차에 접어든 더 K9의 올해 월평균 판매량은 1000대 수준으로 합격점.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조치로 남은 동안의 실적도 희망적이다. 지난해 ‘K시리즈 부활’을 이끈 K9이 올해 국내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신형 K9을 타고 서울에서 출발해 충청도 일대를 왕복하는 600㎞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더 K9 3.3 터보 가솔린 그랜드 마스터즈 모델로 V6 3.3ℓ 람다2 터보 GDI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m의 성능을 발휘한다.

신형 K9의 전장과 전폭은 5120㎜·1915㎜로 기존 1세대 모델보다 각각 25㎜·15㎜, 휠베이스(축간거리)는 무려 60㎜ 늘어난 3105㎜에 달해 플래그십 모델다운 육중한 차체를 자랑한다. 전면부 호랑이 코 형상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좌우로 더 길어지고 상하 면적 또한 넓어져 웅장한 인상을 줬고 보닛은 풍부한 선 처리로 볼륨감을 강조했다. 그릴 양옆에는 빛의 궤적을 형상화한 주간주행등과 순차점등 방식의 듀플렉스 LED 헤드램프가 적용돼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주며 전면 범퍼에는 큼직한 에어 인테이크를 더해 역동적인 인상을 연출했다.

측면부는 비례감과 역동성이 공존한다. 섬세한 면 처리로 차체가 더욱 길어 보이는 효과를 줬고 오버행을 짧게 가져가 쿠페와 비슷한 느낌을 선사한다. 도어 패널 하단에는 크롬 장식을 더해 포인트를 줬고 촘촘한 스포크 디자인의 알로이 휠로 안정적인 측면 디자인을 완성했다. 후면부는 기존 모델에서 보여줬던 ‘L’자형 리어램프가 아닌 헤드램프와 같은 디자인의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했다. 램프 주변에는 메탈릭 베젤을 사용해 세련된 느낌을, 간결한 디자인의 트렁크 라인은 중후함을 강조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탁 트인 시야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외부 가림 영역을 최소화하고 센터페시아부터 도어 트림까지 반듯하게 이어지는 ‘파노라믹 뷰’ 디자인을 적용한 덕분이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12.3인치 터치스크린의 시인성은 물론 송풍구 주변 각종 버튼과 다이얼의 조작감도 우수했다. 특히 송풍구 중앙에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인 ‘모리스 라크로와’의 아날로그 시계가 부착돼 고급감을 높였다.

내부 소재에 대한 부분도 만족스럽다. 1열 시트뿐 아니라 2열의 도어 트림에도 퀼팅 패턴을 적용했고 가죽·우드·금속 등 다양한 소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스티어링 휠은 짙은 갈색의 우드 트림으로 처리해 고급감을 살렸고 터치와 롤 방식의 스위치는 사용감이 좋았다. 계기판은 가상 패널 방식으로 주행 모드에 따라 다양한 테마를 선택할 수 있다. 방향지시등을 켤 경우 계기판의 왼쪽 또는 오른쪽에 후측방 카메라의 영상이 표시돼 차선 변경 시 편리했다.

신형 K9의 진면목은 주행 시 정숙성과 안정성에 있었다. 가속페달에 힘을 싣자 발진 가속은 물론 급가속 시에도 정숙성이 뛰어났다. 2톤이 넘는 덩치에도 낮은 RPM(분당 엔진 회전수)부터 풍부한 토크를 바탕으로 원하는 만큼 가속할 수 있었다. 8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럽고 여유로운 질감을 과시하며 운전자의 의도를 민첩하게 읽어냈다. 주행 모드는 컴포트·스포트·에코·커스텀 네 가지로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시트 양옆의 지지력이 강화돼 운전자의 몸을 단단히 감싸줬다.

AWD 시스템이 적용된 대형 세단. 이 두 가지 조건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졌다. 민첩한 드라이빙에는 불리한 조건이라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멀티 링크 시스템이 적용된 서스펜션은 노면의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했고 하부의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했다. 민첩한 제어력을 바탕으로 역동적인 주행 성능과 안정적인 코너링은 단단한 승차감을 만들어냈다. 다만 응답성이 날카로운 수준은 아니기에 같은 엔진을 탑재한 스팅어처럼 거칠게 다루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것 같았다.

시승 후 최종 연비는 9.8㎞/ℓ로 복합연비(8.1㎞/ℓ)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개별소비세 인하가 적용된 더 K9 3.3 터보 가솔린의 가격(부가세 포함)은 6558만~8344만원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