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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부침주 현대차]‘내우외환’ 현대·기아차… “혁신·의리 마케팅으로 승부본다”

[파부침주 현대차]‘내우외환’ 현대·기아차… “혁신·의리 마케팅으로 승부본다”

기사승인 2017. 02.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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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신흥시장 침체와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파격 마케팅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한국판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도입해 고객 상황에 따라 할부·교환 등 구매를 보장하고, 간접광고(PPL) 효과를 극대화해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이 같은 현대·기아차의 용단이 실질적인 내수진작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비교 선택 폭을 넓히고, 전문성을 갖춘 광고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한국판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의 부활… 고객 부담↓ 판매량↑
27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이달 초 ‘어드밴티지 프로그램 버전 2’를 발표하고 시행에 돌입했다. 현대차가 국내 고객만을 위해 처음 시도하고 있는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은 구매 후 한 달 내 마음이 바뀌면 타 차종으로 바꿔주는 차종 교환을 비롯해 1년 이내 사고를 당할 경우 동일 신차로 바꿔주는 신차 교환, 할부금은 남았는데 차가 필요 없어진다면 차량 반납 때 잔여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안심 할부 등 3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시행된 ‘어드밴티지 프로그램 버전 1’이 입소문을 타면서 영업 현장에선 ‘고객 문의 상승 →상담 수 증가→호감도 상승→계약 성공률 증가’라는 선순환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는 평가다. 당시 현장 영업사원 1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객 최종 구매 의사 결정 도움 정도’를 묻는 질문에 6.1점(7점 만점)을 받았다. 전시장 방문율도 20~3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반영해 현대차는 기존 프로그램의 차종 구분을 없애고 고객이 원하는 신차로 모두 교환해준다는 파격 조건을 추가한 버전2를 발표, 내수 고객 확보에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즉 변심으로 인한 차종 교환의 경우 타 차종에 한해서 신차 교환이 가능했던 것을 모든 차종으로 확대하고, 사고 발생 시 동일 차종 교환만 가능했던 것을 타 차종까지 가능하도록 범위를 넓혔다. 또 기존 차량의 매매·수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도 신차 교환이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아반떼 구매 후 1년 내 사고가 났다면, 동일 차종인 아반떼는 물론 쏘나타·그랜저로도 교환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한시적 운영을 통해 ‘프로그램 이용에 제약이 많다’는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차종 제한 항목을 과감히 없앴다”며 “무이자 할부 대상 차량도 확대해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현대차가 도입했던 ‘어슈어런스 프로그램’과 닮았다. 당시 연방 정부 공무원 강제 휴무와 실직에 따라 현대차를 보유한 고객들이 할부금을 상환할 길이 없어지자 이 기간에 할부금 상환을 유예해줬던 것이다.

이 같은 정몽구 회장의 과감한 투자 결정과 ‘의리’ 마케팅으로 당시 굴지의 기업들이 경영 위기를 겪고 있었음에도 오히려 현대·기아차는 크게 도약했다. 2008년 67만5000대 수준이던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량은 2009년 73만5000대로, 2010년에는 89만5000대까지 늘어난 데 이어 2011년 100만대 고지 돌파에 성공했다. 덕분에 현대·기아차는 금융위기 직후 미국시장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브랜드 중 하나로 손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이후 다른 업체보다 판매 감소세가 컸던 현대차가 재정적 부담을 안고서라도 판매량 견인에 나섰다”며 “이번 한국판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 시장과 비슷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는 미국에서 성공했던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한 현대차그룹의 용단은 높게 평가할 수 있겠지만 이를 내수진작으로 이어가려면 소비자가 효율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프로그램 내용을 시장과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함으로써 비교 선택의 폭을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는 공급자인 현대차그룹의 몫”이라고 말했다.

◇ 드라마 등 PPL 전성시대… 비용 대비 효율 극대화 ‘사활’

최근 자동차 업계가 영화·드라마 등의 ‘PPL 효과’에 빠졌다. TV 광고보다 적은 금액으로 성공할 경우 많게는 10배 이상의 홍보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2월 방영한 ‘태양의 후예’에 제네시스와 투싼, 싼타페 등을 출연시켰다. 이 드라마는 ‘태후 신드롬’을 일으키며 국내 시청률 38.8%(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주인공이 탄 투싼 아라블루 모델은 품귀 현상까지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당시 수억원을 투입해 약 1000억원대의 광고 효과를 봤다”며 “중국 내 현대차 SUV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PPL로 재미를 본 현대차는 지난달 방영된 ‘푸른 바다의 전설’에 제네시스 G80과 G80 스포츠 등을 지원, 신차 홍보를 위해 1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형 그랜저는 주요 고객층인 30~40대들이 즐겨보는 웹 드라마 ‘특근’에 실물을 첫 등장시켜 주목 받은 바 있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 역대 케이블 TV 시청률 4위를 기록한 tvN 드라마 ‘또 오해영’으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극 중 배우들은 올 뉴 쏘렌토·K5·니로 등 기아차 대표 모델들을 탔다. 특히 극중 쏘렌토 해안도로 주행 신은 해당 드라마 OST 뮤직비디오에도 삽입되며, 콘텐츠 확산 효과도 누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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